“5조각 4000원?”…요즘 뜨는 ‘Z세대 간식’ 탕후루의 민낯은? [푸드360]

2023. 8. 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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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탕후루 판매점에서 구매한 탕후루. 딸기 3개와 귤 3조각이 꽂혀 있다.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김희량 기자] “탕후루가 마진이 70%넘게 남는 장사라고요? 그 절반도 안 됩니다. 장사가 잘 되는 건 맞지만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아요. 경쟁업체도 늘어나서 많이 팔아 승부 보기도 어렵습니다.”(인천 서구 한 탕후루 가게 점주 이모 씨)

최근 Z세대 사에에서 높아지는 인기에 탕후루 가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 최대 탕후루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의 점포 수는 올해 2월 50여개에서 7월 300여개로 5개월 만에 6배 급증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점주는 과일·설탕과 같은 원재룟값부터 전기료, 임대료, 인건비 등을 빼고 나면 예상만큼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탕후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고려하면 현재 가격대가 ‘적정값’이라고 보고 있다.

주재료 과일값 상승세…“딸기는 판매할수록 적자 수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탕후루 판매점 모습 전새날 기자

탕후루는 긴 나무 막대에 여러가지 과일을 꽂고 설탕을 굳혀 만든 간식이다. 중국 전통방식으로는 산사나무 열매 등에 시럽을 바른 뒤 굳혀 만든다. 열량은 과일 종류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꼬치 하나 당 160~240㎉ 수준이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탕후루 판매점 모습 전새날 기자

서울 중구에서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경원(55) 씨는 탕후루를 두고 ‘디테일(detail)이 많은 간식’이라고 설명한다. 원재료부터 제조·보관까지 신경 써야 할 조건이 많다는 점에서다. 김씨는 이렇게 만든 탕후루를 과일 종류에 따라 개당 평균 3000~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탕후루 주재료인 과일의 가격은 탕후루 가격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김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딸기 탕후루는 4000원에, 스테비아토망고는 3000원에 판매 중이다. 5개가 꽂혀있는 스테비아토망고는 4개가 꽂혀있는 딸기 탕후루보다 1000원 더 저렴하다.

실제 과일값은 오르고 있는 추세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탕후루에 주로 쓰이는 주요 과일 중품의 이날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파인애플(12㎏) 2만9120원 ▷오렌지(18㎏) 6만2800원 ▷감귤(3㎏·M과) 2만4150원이었다. 평년에 비해 각각 29.2·36.5·44.4% 높은 가격이다.

현재 제철이 아닌 딸기의 경우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값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김씨는 “딸기 탕후루가 가장 인기가 많은데 들여오는 생딸기 1㎏ 한 박스가 3만7000원 정도라 판매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생과일로 만드는 만큼 신선도도 중요하다. 냉동과일이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을 쓰면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소비자다. 대체재가 많은 디저트 메뉴 특성상 한번 실망한 소비자는 발길을 끊을 수 있다. 김씨는 “과일이 10만원 어치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그중 우리가 쓰는 건 한 9만원어치 되는 것 같다”며 “우수한 품질의 생과일이 아니면 폐기하고 있다”고 했다.

설탕값 올랐는데…“잘못 만들면 폐기하는 탕후루도 많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설탕. [연합]

과일에 설탕을 입히는 과정에서 완성도가 떨어진 탕후루를 폐기하는 경우도 많다. 설탕 코팅을 얇게 하기 위해 불을 조금만 세게 하면 탕후루 본연의 맛이 아닌 설탕이 타면서 달고나(뽑기)맛이 나게 된다. 김씨는 “탕후루는 만들기 까다로워 로스(loss)되는 것도 많아 폐기하는 양이 매일 하루 20ℓ 쓰레기 봉투 1개를 가득 채울 정도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만원어치 정도”라고 했다.

설탕값도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탕후루는 백설탕, 자일로스 등을 활용해 만든다. 엘니뇨 영향 등으로 올해 4월 세계 설탕 가격은 파운드당 26센트가 넘으면서 전년 대비 22.9% 급등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설탕 가격 상승 여파에 국내 설탕 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설탕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각각 10%대로 상승했다. 7월에는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4%오르면서 비교적 상승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여름철에는 굳힌 설탕이 녹지 않도록 온도 조절도 필요하다. 매장 내 에어컨도 낮은 온도로 계속 가동하지 않으면 설탕이 녹을 우려가 있다.

“탕후루 3000원이면 적당” vs “가성비 낮아, 직접 만들 생각”
독자인 직장인 김모 씨가 집에서 만든 딸기 탕후루 [독자 제공]

탕후루 점주 말을 종합하면 공통적으로 빠져 나가는 임대료, 가맹비, 인건비 등을 빼면 현재 형성된 탕후루 가격대는 과도한 게 아니라 ‘제값’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평균 3000~4000원대인 탕후루가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직접 탕후루를 만들어 먹는 소비자도 나오고 있다.

탕후루 가격이 비싸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직장인 김모(25) 씨는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고, 계속 만들다 보니 이제는 밖에서 사 먹는 맛까지 날 정도”며 “비타민도 먹을 겸 청포도·감귤·딸기까지 사서 절반은 (탕후루를)해 먹는다”고 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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