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남해안 상륙한다…전국 지자체·산업계 바짝 '긴장'

김재홍 2023. 8.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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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근무, 인명 대피 장비 배치…이재민 거주시설·구호물자도 마련
부산항 운영 중단, 선박 피항…포스코 등 기업 차수벽 설치 피해 예방
태풍 '카눈' 북상…비상 총력 대응 [연합뉴스]

(전국종합=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국 주요 지자체와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태풍과 지난달 장마 때 큰 피해를 본 지자체들은 더욱 긴장한 상태에서 재난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재난 우려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재민 발생에 대비해 임시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재해구호물자까지 확보한 지자체도 있다.

지난해 태풍 때 피해를 본 포스코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도 차수벽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태풍 대비 차수벽 시험 가동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을 이틀 앞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일대에 차수벽(기립식 방조벽)이 시험 가동되고 있다. 이 차수벽은 오는 9일부터 24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2023.8.8 image@yna.co.kr

사전 구호 준비 태세…취약지역 긴급 점검

경남도는 9일 급경사지 등 재해위험지역 1만7천894곳을 사전 점검하고, 시·군과 협조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과 재해취약지역 예찰 활동을 반복하고 있다.

경남지역이 태풍 카눈의 국내 진입로로 예상됨에 따라 임시 주거시설 마련 등 사전 구호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도는 이재민을 위한 임시 주거시설 1천360곳을 운영한다.

재난 발생 시 이재민의 단기간 거주를 위해 제공하는 학교와 체육 시설, 공공·민간 숙박시설이다.

이와 함께 3천998개 응급구호 세트와 967개 취사 구호 세트 등 재해구호물자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겪은 경북 포항시 등은 기상특보에 따라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사전 배치한다.

저수지 사전 방류와 배수펌프장 가동, 배수로 정비, 양수기 배치에 집중하고 상황에 따라 위험지역 주민과 차량 통제하고 대피를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범람한 냉천이나 칠성천의 경우 복구공사가 최근 시작된 만큼 물길 확보를 위한 준설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달 장마철 피해 발생지역과 이번 태풍 피해 취약지역과 재해위험지역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도는 홍수와 산사태 등 태풍 피해 취약지역에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주기적으로 예찰하도록 하고, 피해가 예상될 때는 신속하게 주민들을 대피시킬 방침이다.

어민들에는 양식장 등 수산 시설 인양과 고정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장마 때 추가로 파악한 재해 우려 지역 109곳 등 산사태, 급경사지, 침수 우려지 등 3천448곳의 재해 우려 지역을 점검했다.

해수욕장을 포함한 해안가, 하천변, 지하차도 등 취약지역은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주민을 사전 대피토록 할 계획이다.

개장 중인 해수욕장 7곳은 태풍주의보 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입수가 전면 통제된다.

충남도는 지난 장맛비로 피해가 발생한 곳과 피해 우려 지역·시설 480곳을 긴급 점검했다.

하천변·지하차도·둔치주차장 등 위험지역을 수시로 예찰하고, 위험 징후가 보이면 신속하게 사전 통제하기로 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태풍 카눈 북상 대비해 다음 달 22일 개막하는 세계산림엑스포 행사장의 안전 점검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시관 조성이 한창인 고성군 토성면 세계잼버리수련장 내 텐트 시설을 결속하고 배수로를 점검하는 등 강풍과 집중 호우에 대비한 안전 점검을 했다.

태풍 카눈이 온다…선박 피항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8일 부산항 5부두에 수백 척의 선박이 대피해 있다. 2023.8.8 kangdcc@yna.co.kr

부산항 운영 중단…주요 항만 선박 피항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8일 오후 8시부터 부산항 항만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항 신항·북항 컨테이너 부두에 접안한 선박과 정박지(북항, 신항, 남외항 등) 선박은 8일 오후 8시까지 피항을 완료해야 한다.

감천항 접안 선박과 부선 등은 이날 정오까지 피항을 마쳤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에서는 빈 컨테이너를 철저히 고박하고, 본선 하역 시 풍속 등을 감안해 안전하게 작업할 예정이다.

최문건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은 "태풍 북상 시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선박 피항 안내와 출항 통제 등에 적극 협조해달라"며 "이번 태풍에도 부산항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항과 태안항에 정박 중인 4만∼10만t급 석탄운반선 5척은 오는 9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피항을 시작한다.

이들 선박은 기상특보 발효 전인 10일 0시 전까지 서해 먼바다로 대피를 완료하게 된다.

최동석 충남도 해운항만과장은 "소형 선박은 항구로 대피해 선체를 묶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만 대형 선박은 선체 고정이 어려워 항만 내에 있을 경우 오히려 위험해 먼바다로 대피한다"고 설명했다.

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서울=연합뉴스) 기상청이 8일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 정보에서 이날 오전 9시 일본 가고시마 남쪽 300㎞ 해상을 지난 카눈이 오는 9일 오후 9시 서귀포시 동남쪽 220㎞ 해상을 거쳐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 30㎞ 해상까지 북상하고 이후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기상청이 8일 오전 10시 발표한 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2023.8.8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포스코·현대차 등 산업현장도 차수벽 등 대비

지난해 태풍으로 사상 최초로 공장 가동을 한동안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5월 정문에서 3문까지 1.9㎞에 걸쳐 2m 높이 차수벽 설치를 마쳤다.

또 6월에는 냉천 둑을 따라 1.65㎞에 걸쳐 시트 파일을 설치했으며 변전소와 발전소 등 핵심 시설에 차수벽 등 물막이 시설을 모두 설치했다.

공장, 건물, 지하 등 저지대 취약지역에는 차수판을 설치했다.

이 회사는 9월까지 2문에서 3문까지 차수벽 앞 배수로를 준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을 비롯해 포항철강산업단지 기업도 펌프나 모래주머니를 비치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 체계를 갖췄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8일 침수에 대비해 수출품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천여대를 안전지대로 옮기고 있다.

빗물이 생산 공장 안으로 들이치지 않도록 창문 고정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며, 지하 배수펌프 정상 작동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또 건물 옥상이나 공장 주변에 배수를 방해할 만한 이물질을 정리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태풍 위험 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한 데 이어 군함 2척을 포함해 선박 7척을 서해 쪽으로 피항 조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0시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이 접안하는 것을 막고 접안 일정 조정에 들어갔고, 에쓰오일도 입항 중지 조처를 내렸다.

(이상학 김소연 김동철 박정헌 김동민 김근주 손대성 전승현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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