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김은경-이재명' 쌍끌이 비판 공세…민주당에 정치적·도덕적 타격 노려
[서울=뉴시스] 정윤아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이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와 가족 문제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연계해 쌍끌이로 비판하고 있다. 대선 당시 불거진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 등을 연결시켜 민주당을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정당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8일 국민의힘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김 위원장을 임명한 이재명 대표를 거론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김 위원장이 노인 비하 발언으로 850만 어르신들의 분노를 일으켰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숨어 있다가 어제 마지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며 "본인이 직접 임명한 혁신위원장이 저질렀던 망동인데도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처럼 말하는 유체이탈식 정신세계에 놀라게 된다"고 지적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때문에 민주당 윤리위에 막말 기준이 너무 관대해진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며 "저에게 패륜이라고 하더니 정작 온갖 패륜은 민주당이 다 저지르고 있는데 이 대표는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아들이 "왜 나이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로 표결해야 하냐"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발언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노년층이 젊은 사람들과 동일하게 투표권을 갖는 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을 불렀다. 대의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반하는 시각이란 비판도 쏟아졌다.
김 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지만 이 자리에서 한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해당 자리에서 노인 비하 발언은 오해라는 취지로 해명하며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을 김 위원장 시누이라고 주장하는 김모씨의 폭로성 글이 올라오면서 곧바로 거짓 해명 의혹이 불거졌다.
김모씨는 지난 5일 "김 위원장은 단 한 차례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오히려 악담과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 아들이 이를 재반박하면서 거짓 해명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은 '개인사'라며 말을 아끼고 있고 김 위원장은 이날까지도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반색한 국민의힘은 내부 혁신을 주장하며 혁신위원회를 띄운 이 대표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가 김 위원장에 앞서 이래경 혁신위원장 임명을 철회했던 전력을 지적하며 인사 실패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래경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민주당에 영입된지 하루만에 과거 '천안함 자폭설' 주장으로 자진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거듭 인재 영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이 대표 자신이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형수에게 욕설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고,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또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조카를 변호한 문제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사법리스크가 큰 틈을 파고들어 도덕적 문제점을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혁신을 통한 민주당의 이미지 쇄신을 막고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재명표 인사 실패를 강조하며 이 대표의 정치력도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혁신위가 대의원제 폐지 방안을 담은 혁신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친명 혁신위' '개딸 구애' 낙인을 찍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대의원제 폐지는 그동안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 등이 요구해 온 것"이라며 "출범부터 친명 혁신위라는 비판이 일더니 해체·사퇴론이 불거지자 아예 노골적으로 개딸에게 구애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대비되는 행보를 하는 동시에 민주당 혁신위 해산과 이재명 대표 차원의 사과 등을 계속 요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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