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뚫리는 방탄복… 검사도 없이 엉터리 납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군이 사용하고 있는 방탄복과 방탄헬멧 일부가 군당국의 '졸속 납품'으로 인해 방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해 검사조차 하지 않고 납품된 방탄헬멧은 충격 흡수력에서 군 요구성능에 미달했고, 방탄복은 바닷물에 노출되면 관통확률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3억 계약 후 결과서 허위 작성
성능미달 방탄헬멧 졸속 납품도
우리 군이 사용하고 있는 방탄복과 방탄헬멧 일부가 군당국의 '졸속 납품'으로 인해 방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해 검사조차 하지 않고 납품된 방탄헬멧은 충격 흡수력에서 군 요구성능에 미달했고, 방탄복은 바닷물에 노출되면 관통확률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감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방탄물품 획득사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국방부에 "방탄복 구매 요구서에 해수 침투 시 저항 관련 성능 기준을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성능미달 경량방탄헬멧은 대체납품 등의 조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완제품 품질검사 결과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관련자를 정직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각 군별 특성을 고려해 일반 장병에게는 '방탄복 Ⅰ형'을, 대테러 등 특수임무 수행 장병에게는 '방탄복 Ⅲ형'을 보급하고 있다. 함정 근무 장병에게는 '부력 방탄복'이 보급된다.
해군과 해병대원에게도 일반 장병과 같은 방탄복 Ⅰ형이 보급되는데, 이 방탄복은 담수를 방수하는 기능만 있고 해수 방수와 관련된 기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메트로폴리탄 경찰청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에 3시간 동안 노출된 방탄복은 관통 확률이 70%까지 증가하면서 성능이 크게 저하된다.작전을 수행하면서 해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해병과 해병대원이 입는 방탄복에 심각한 허점이 나타난 것이다.
감사원은 국방부가 방탄복 Ⅰ형의 구매요구서에 해상작전 환경 등을 고려한 해수침투 저항 성능 기준을 포함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부력방탄복의 파편탄 방호 기준이 다른 방탄복보다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육군이 방사청과 경량방탄헬멧 수십억 원치를 계약하는 과정에서 '선납품·후검사' 요건이 아닌데도 성능 검사없이 납품받았고, 사후 검사 과정에서도 허위 품질결과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육군본부는 지난 2021년 12월 노후 헬멧 교체가 시급했고, 예산 불용을 방지해야 한다며 방위사업청 '선납품·후검사'로 43억원 상당의 경량방탄 헬멧 구매를 요구해 계약을 완료했다. 선납품·후검사는 국가재난이나 해외파병 지원 등 긴급 소요일 경우에만 해당하는 요건이고, 당시는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들 방탄헬멧은 2021년 12월 납품됐지만, 불량 문제로 산하 부대에 보급된 시점은 2022년 10월이었다.
선납품도 규정을 크게 벗어났지만, 이어진 후검사에서는 아예 허위 보고서가 드러났다. 육군군수사령부 소속 과장 A씨는 경량방탄헬멧에 위장포 탈부착을 위해 붙어 있는 벨크로(찍찍이)를 제거한 뒤에 방탄성능 시험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무시하고 벨크로를 붙인 채 시험을 지시했다. 그러나 성능 시험을 실시한 미국 방탄성능 시험기관(NTS)은 헬멧 외부 벨크로 때문에 함몰 깊이를 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재시험 등 대책을 찾지 않고 상급자에게 '모든 성능 항목이 충족된다'고 보고하고 완제품 검사 결과서까지 허위로 '적합' 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감사원이 NTS에 방탄헬멧의 충격흡수력을 측정한 결과 군 요구성능에 미달되는 제품이 발견됐다. 감사원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A씨에 대한 징계(정직)을 요구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담임이 원서 안내 수능 못봤다" 거짓글 올린 학부모 벌금 600만원
- "설거지 너무 많이 시켜"... 점장 커피에 `락스` 탄 30대 男
- "여기 좋은 약 있어"... 50대男, 90살 노인 속여 성폭행
- "한남들 20명 찌른다"... 오리역·서현역·잠실역 등 예고글 쏟아져 경찰 `비상`
- 운전기사 1억3000만원 받고 `깜놀`…스위프트 초파격 보너스 지급
- 트럼프2기 첫 재무장관 자리 놓고 `칼싸움`…머스크 입김 눈길
-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동훈 국힘 대표 만나 "기업·노동 격차 해소해야"
- [기획] `눈덩이` 재정적자 속 또 판치는 `방탄·쪽지`
- GS 자이, 22년만에 새단장… 허윤홍 "고객 삶·감성 담아"
- “해외 매각 사실상 차단”… 고려아연, 경영권 ‘표심잡기’ 힘 실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