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재심 준비 종료…재판부 결정은?
당시 검사·조사관 허위 수사 여부 쟁점…검찰·변호사 공방 치열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재심 준비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재심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광주고등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오영상)는 8일 존속살해,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 받아 재소 중인 아버지 백모씨(74)와 딸(40)에 대한 재심 준비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기일에서는 변호사 측과 검사 측, 피고인 측의 최종 의견진술과 증거조사 절차 종료 등이 이뤄졌다.
백씨 부녀는 지난 2009년 7월6일 전남 순천에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이를 나눠마신 백씨의 아내인 최모씨를 포함해 2명을 살해하고, 주민 2명에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당시 백씨 부녀가 15년 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 국민 공분을 받으면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불렸다.
살인, 존속살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씨 부녀는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는 각각 무기징역,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나온 백씨 부녀의 자백을 '결정적 증거'로 꼽았고, 2심 재판부도 이를 근거로 백씨 부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터 백씨 부녀는 자백 내용을 번복하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이 때문에 11년 만에 열린 재심 준비기일은 '검사와 조사관의 강압 허위 수사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백씨 부녀의 변호를 맡은 재심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이 이들 부녀를 상대로 진행한 조사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해당 사건은 검사와 조사관이 강압 수사, 허위 수사로 지적 또는 사회 능력이 낮은 가족들을 범인으로 만든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준영 변호사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사건은 뚜렷한 용의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검사와 조사관이 짜맞추기 식으로 백씨 부녀를 범인으로 몰아갔다.
당시 검사 측의 공소장은 백씨 부녀가 어머니를 죽이고 범죄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밀한 계획범죄를 세운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검사 측의 증거를 하나하나 반박해 나갔다.
박 변호사는 "막걸리 구입을 입증하기 위해 경찰은 버스와 도로 CCTV 등 전체 증거조사를 했는데 검찰은 확보된 증거를 전혀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다"며 "법원은 제출된 공소장을 토대로 오이농사에 청산가리가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이들의 유죄를 판단했으나 오이농사에는 청산가리가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검사는 농부 50여명으로부터 이 진술을 확보해놓고도, 청산염 미검출 자료 등 핵심 증거들을 전혀 제출하지 않아 당시 재판부를 기망했고 이들의 무죄를 입증할 모든 정황을 숨기는 등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 부녀는 범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사 측은 "딸 백씨가 다른 사람을 살인사건 주요 용의자로 지목하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했다"며 "피고인에게 누명을 씌울 어떠한 이유나 동기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사 측은 "조사 영상을 살펴봐도 딸 백씨는 강압 수사나 허위 수사에서 벗어나려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딸 백씨는 계좌번호를 외워서 쓸 수 있고 강간 피해자로 조사받을 당시 구체적 피해 진술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지적능력이나 사회연령이 낮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재심을 위해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대응할 만큼 이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검찰은 당시 진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의 재심사유는 이유가 없다. 재심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딸 백씨는 "정말 억울하다. 엄마를 절대 죽이지 않았다는 것만 밝히고 싶다"고 최종 진술했다.
증거조사를 마친 재판부는 심문 절차를 모두 종결, 추후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안이 중대하고 당사자들의 주장이나 제출된 증거 등 검토할 부분이 많으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추가로 제출할 자료들을 2주 안에 받은 뒤 충분히 검토해 재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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