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신 의원들 만찬 소집' 조선일보 보도에 "둔갑됐다" 반발
조선 "文, 윤건영 통해 靑 출신 의원 소집…김한규·김영배 토론 발제 준비"
윤건영 "이간질 기사…출처 공개하라"…김한규·김영배·민형배 "사실 무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소집했다는 조선일보 기사에 민주당 의원들이 사실관계를 부인하며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오는 25일 경남 양산에 방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사의 나머지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조선일보는 8일자 8면 <文, 靑출신 민주당 의원들 만찬 소집… 수도권 민심 대책 논의한다>에서 문 전 대통령이 오는 25일 경남 사저 만찬에 문재인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을 소집해 내년 총선 승부처로 거론되는 청년·수도권 민심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단체 채팅방에 “대통령님이 보자고 하신다”며 “이번에는 만찬까지 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은 “청년과 수도권 민심 대책을 주제로 의원님들의 토론회 일정도 있다”고 공지했고 김한규·김영배 의원은 각각 관련 주제 토론 발제를 맡기로 했다는 것. 조선일보는 문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통화 기록이 남지 않는 텔레그램 메신저 전화 기능으로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현안을 논의했다고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윤 의원이 올 초 친문 의원실 보좌관 30여명을 불러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만든 포럼('사의재')과 함께 차기 대선 정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윤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기사를 반박하며 전날 조선일보 기자와 나눈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기자가 “양산에서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만찬한다고 들었다”고 묻자 윤 의원은 “양산이야 자주 간다. 여러 의원들이 지역위원회 차원에서도 가고 개별적으로 가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주도 간다. 양산 가는 것이 기사거리가 되냐. 다만 현재로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자가 “18일 혹은 25일로 일정 조율한다고 들었다. 내년 총선 관련해 청년이나 수도권 민심에 대해 의원들 토론회도 한다고 들어서 여쭤본다”고 하자 윤 의원은 “네, 아직 구체적인 것이 없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분명히 구체적인 것이 없다고 했는데도 사실을 확인한양 기사를 썼다”며 “평소 (문 전 대통령을) 찾아뵙지 못했던 청와대 출신 의원 몇몇이 양산을 방문하자고 했던 것인데 기사는 '대통령이 소집한 것'으로 둔갑됐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썼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을 통해 만찬을 소집했다'는 내용에 대해 “퇴임 후 문 전 대통령이 의원들을 만나자고 한 것을 단 한 번도 들은 적 없다”며 자신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점을 들어 “출처를 즉시 공개해달라”고 했다.
'평산마을 만찬에서 청년·수도권 민심 대책 등이 논의된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윤 의원은 “의원들 단톡방에서 '수도권 민심이 안 좋다. 원인이 무엇인지 공부해보자는 것'이 친문 세력의 총선 전략 대책 논의로 둔갑됐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이용해 현안을 논의했다'는 부분에 대해 윤 의원은 “헛웃음만 나온다”며 “이런 기사 목적은 문 전 대통령을 여의도 정치에 끌어들이고 민주당을 이간질해서 서로 싸우게 만들고픈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 발제자로 지목된 김한규 의원은 이날 미디어오늘에 “사실무근”이라며 “초금회(청와대 출신 초선 의원들의 금요일 모임) 내부에서 양산책방 방문겸 함께 가자고 의원들끼리 논의했을 뿐 누가 갈지도 미정이고 발제나 총선 논의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영배 의원도 통화에서 “25일 양산에 간다는 것 말고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이 지난번(6월)에 먼저 다녀와서 못 간 사람들이 이번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순 가짜뉴스”라며 “계획도 없고, 윤건영 의원이 구체적인 결정이 없다고 문자로 밝혔는데도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해 전직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썼다.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박에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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