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또 파행…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진행형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제공=연합뉴스]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송금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부인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거듭 파행됐다.

해임 논란이 일었던 법무법인 해광 대신 법정에 출석한 법무법인 덕수 측 변호인이 이 전 부지사의 동의 없이 재판부 기피 신청서와 증거의견서 등을 제출한 뒤 돌연 사임했고 이 전 부지사는 해광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8일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진행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관한 42차 공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문제로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끝내 파행됐다. 이 전 부지사는 그간 자신을 변호해온 해광이 계속 변호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모 씨는 최근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과 관련해 그동안 부인하던 입장 일부를 변경한 것에 대해 "남편이 검찰의 회유와 강요를 받고 잘못된 진술을 한 것이고, 해광이 검찰에 약점이 잡혀 정상적인 변론이 어렵다"며 해광 해임서를 제출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해광은 피고인 이익을 위해 성실하게 변론했고, 그에 따라 (변호사에 대한) 신뢰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서면 입장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다음 기일인 이달 22일까지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때는 진행되는 재판 절차를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려는 것이 아닌, 배우자의 오해로 빚어진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재판절차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광 측은 지난달 25일부터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 해광 측은 "피고인과 가족 간 의견 조율이 된 이후 변론하겠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덕수가 검찰과 충돌한 끝에 돌연 사임계를 제출해 새로운 변수가 됐다. 검찰이 덕수 측을 향해 "재판에 출석하기는 했으나 기록을 제대로 검토한 적이 없다. 피고인의 입장인지 확인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덕수 측이 "당신이 변호사냐"고 맞받으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이후 검찰이 "(덕수 측이)진술 조서를 오로지 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덕수 측 변호사는 "재판장님, 미션을 얘기하는데 놔두시는 거냐"라고 말한 뒤 퇴정했다.

덕수 측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해 검찰이 회유·압박 및 신체 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등에 따라 임의성이 의심되는 피고인의 자백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의사와 무관한 검찰 추가 증거에 대한 의견서, 재판장 기피신청서 및 변호인 사임서 등을 제출했으나 이 전 부지사는 "처음 들었고 읽어보지 못했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 증거의견서가 반려되고 재판부 기피신청서도 철회됐다.

결국 이날 예정됐던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검찰 측 증인신문(재주신문)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의 증인신문도 진행되지 않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재명 8월 구속영장 청구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서도 변호인의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에 이재명 사법리스크만 계속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대형 로펌 소속의 한 형사전문변호사 본지와 통화에서 "피고인과 입장이 맞지 않는 변호인이 말이 되느냐"면서 "공판 내용을 보면 재판 지연목적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