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단체 수련하는 곳? 알고 보면 '가성비 갑' 가족 휴양지
‘전 세계 태권도인을 위한 최대 규모의 수련 공간’. 덕유산 자락 전북 무주 설천면에 위치한 태권도원 홈페이지의 소개글이다. 문구만 보면 관련 단체만 이용하는 시설로 여기기 쉬운데 실상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여가 시설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만큼 가족 여행객에게는 특히 가성비 좋은 테마파크다.
국립태권도원은 총 사업비 2,475억 원을 들여 2014년 4월 개관했다. 백운산(981m) 자락 펑퍼짐한 구릉에 체험과 숙박 시설, 경기장, 박물관, 전망대 등이 들어섰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태권도 경기장(T1경기장)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각국 국기가 내걸린 국기 광장과 분수 연못이 커다란 둥지 모양의 경기장을 감싸고 있다. 대회가 있을 때는 태권도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평시에는 하루 2회 태권도 공연이 열린다.
경기장 뒤편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경북 경주 용강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무술 토기, 고려사에 수록된 맨손 무예 기록, 조선시대 종합무술 교본인 무예도보통지 등 한국 무예의 역사와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을 물 흐르듯 이동하며 훑어볼 수 있다.
바로 옆에는 태권도 기합 소리에서 따온 ‘체험관 Yap!'이 위치한다. 기구를 이용해 민첩성, 근지구력, 유연성, 평형성 등 태권도의 기초체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이다. 모션 인식 장치를 활용해 태권도 기본동작, 가상 겨루기, 태권체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일반 숙박 시설(265실) 뒤 명인관(2실)은 누각과 행랑채, 넓고 전망이 시원한 안마당으로 구성된 한옥 숙소다. 해발 600m 산중턱에는 T1경기장을 축소한 모양의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짧은 구간 모노레일(2,000원)을 타고 나선형 계단(엘리베이터도 있다.)을 오르면 태권도원과 주변 들판과 산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골짜기에 평온하게 터를 잡은 마을이며, 민주지산에서 삼도봉에 이르는 산줄기가 웅장하면서도 아늑하다. 바로 아래층 카페에서는 전망대에서 본 풍광이 넓은 창으로 파노라마 작품처럼 펼쳐진다.
태권도원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용료다. 개인의 경우 입장료 4,000원으로 상설시범 관람과 박물관, 셔틀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탐방객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원내 이동은 셔틀버스(15~20분 간격)를 이용해야 한다. 하룻밤 묵으며 여러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태권스테이'도 경제적이다. 1인(4세 이상) 숙박료 4만2,000원에는 당일 저녁과 다음 날 아침 식사, 모노레일과 체험관Yap! 이용료, 공예품 만들기 등 2가지 체험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4세 미만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면 8만4,000원에 1박 2일 숙박과 체험이 가능하다.
가성비 좋은 가족 여행지로 인근 반디랜드(성인 입장료 5,000원)도 못지않다. 무주군에서 운영하는 테마파크로 물놀이장, 야영장, 통나무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인기 있는 시설은 시원한 곤충박물관이다. 천연기념물이자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를 비롯해 세계의 희귀 곤충 실물을 전시하고 있다.
삼엽충 모양의 나선형 입구로 들어서면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영상이 반긴다. 화려한 색상의 나비와 영롱한 빛깔의 딱정벌레와 풍뎅이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끈다. 돔 상영관에서는 약 15분간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영상이 상영된다. 의자를 젖히고 누우면 해파리와 돌고래를 비롯한 온갖 물고기가 하늘을 헤엄친다. 아이들이 꿈같은 영상에 빠져드는 동안 엄마 아빠는 잠시 눈을 붙이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박물관은 200여 종의 아열대 식물이 자라는 온실, 덕유산 최상류부터 금강 하구까지 서식하는 각종 물고기와 수달, 열대어 등을 전시한 아쿠아존도 함께 갖추고 있다.
‘반디랜드’라 이름한 건 무주 금강변이 반딧불이 주요 서식처이기 때문이다. 무풍면 수한마을과 적상면 갈골마을, 부남면 잠두마을 등에선 5월 말부터 6월까지 운문산반딧불이,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애반딧불이,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늦반딧불이 등 국내에 서식하는 3종의 반딧불이를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올해는 9월 2일부터 10일까지 무주읍내 곳곳에서 ‘반딧불축제’가 예정돼 있다.
무주=글·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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