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강타한 기록적 무더위…"경제 취약계층 고통"

문세영 기자 2023. 8.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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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폭염에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시아의 경제적 취약계층이 고초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전 세계 인구 79억 명 중 46억 명이 사는 아시아 지역은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아 폭염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국가 중 경제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우리나라도 폭염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폭염으로 인한 아시아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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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더위로 서울의 한 도로에서 지열이 끓어오르고 있다. JV_LJS/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 여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폭염에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시아의 경제적 취약계층이 고초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전 세계 인구 79억 명 중 46억 명이 사는 아시아 지역은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아 폭염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분석이다. 올 여름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7월은 역사상 가장 무더운 7월로 기록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기후학자 24명이 수집한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많은 지역들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은 지난 6월 51℃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60년 만에 가장 뜨거운 6월 날씨를 보였고, 인도 수도인 델리는 49.2℃까지 오르며 역시 극심한 폭염 날씨를 보였다.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는 지난 4월 사상 최고 온도인 40.6℃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 경제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우리나라도 폭염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BBC는 5~8월 무더위와 연관된 사망이 23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최근 전북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는 조기 철수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여름 폭염 수준은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덜 심각한 편이지만,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비롯한 홍수 피해가 컸다. 폭염은 기온 상승이라는 하나의 문제만 일으키는 게 아니다. 홍수, 태풍, 지진, 산불 등도 폭염과 연관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기후 패턴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습도도 문제가 된다. 40~50도의 끓는 온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습도가 높아 땀이 증발하기 어렵다. 열을 식히려면 땀이 날아가야 하는데, 계속 피부에 고여 있으면서 온열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탈수 위험과 심장 부담 등도 높인다. 중심체온이 0.5도 상승하는 것만으로 심박동수는 분당 10회가 증가할 수 있다. 중심체온이 40도 이상인 열사병에 이르면 장기 부전, 심정지,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앞으로 폭염으로 인한 아시아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유엔 산하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수십 년 안에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인구가 지금의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도시 건설 규모는 더욱 커지고  무더위 또한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평가다. 

이는 특히 육체노동을 하는 비율이 높은 아시아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BBC는 "싱가포르와 같은 부유 국가는 쇼핑몰과 각 가정에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태국 정부는 무더위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열 흡수를 최소화하는 밝은 색상의 의상을 입도록 요청하거나 슬럼가 양철 및 석면 지붕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방식으로 폭염에 대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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