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K-팝 스노우볼, 전주 지나 상암으로…그라운드 위 무대 설치로 잔디 훼손 불가피

이성필 기자 2023. 8.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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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K-팝 콘서트 무대 위치, 잔디 훼손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K-팝 콘서트 무대 위치, 잔디 훼손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K-팝 콘서트 무대 위치, 잔디 훼손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K-팝 콘서트 무대 위치, 잔디 훼손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피날레 행사인 K-팝 콘서트 스노우볼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지나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왔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11일 예정된 잼버리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당초 K-팝 콘서트는 6일 새만금 야영지에서 열기로 정해져 있었지만, 환경 악화에 따른 영국 대원 철수 등이 이어지는 등 악조건의 연속이었다.

결국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6일 전격 발표하면서 축구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무대 설치와 해체 등을 고려하면 앞뒤로 배정된 경기들의 연기가 불가피했다.

당일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5라운드를 치르기 전에야 급히 통보받았다. 9일 같은 장소에서 인천과 FA컵 4강전을 치를 예정이었고 12일에도 역시 같은 장소에서 수원 삼성과 K리그1 26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북은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이 잼버리 구원 투수로 나선 마당에 협조가 최선이었다.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내 인생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며 일정의 급박한 변경에 분노했지만, 그저 축구계 종사자의 힘없는 메아리였을 뿐이다.

그러나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 새만금과 전주가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면서 야영지 조기 철수가 다시 변수로 작용했다. 서울로 대거 이동하면서 FA컵 4강전은 연기가 확정된 상황에서 정상 개최 가능이라는 조건이 만들어졌지만, 이미 전북-인천 양 구단이 금전적인 손해를 본 뒤였다.

▲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이나 대관한 FC서울은 침묵으로 무대 설치를 볼 뿐이다. ⓒ연합뉴스
▲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이나 대관한 FC서울은 침묵으로 무대 설치를 볼 뿐이다. ⓒ연합뉴스
▲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이나 대관한 FC서울은 침묵으로 무대 설치를 볼 뿐이다. ⓒ연합뉴스

함께 연기가 확정됐던 수원전은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상 개최를 발표했다. 그러나 다수 수원 팬 역시 교통, 숙소 예약 취소 등 불편을 경험한 뒤였다. 인천전은 추후 편성, 수원전 정상 개최라 전북은 일단 고비를 넘기며 정비 시간을 갖게 됐다.

문제는 FC서울이다. 서울은 26라운드가 대전 하나시티즌 원정 경기다. 다음 홈경기는 19일 대구FC전이라 K-팝 콘서트 개최 후 경기 준비까지 여유가 있다.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문제는 그라운드 상태다. 놀랍게도 무대가 남측(S석) 골대 앞에 설치된다. 골지역 일부까지 잔디 위에 무대가 설치됐다. 통풍 장비들은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통풍은 잔디 상태를 유지하는 중요 수단이지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통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행사가 열리면 동측(E석)에 무대를 꾸민다. 중앙석 부근을 안으로 밀어 공간 확보가 가능하게 한다. 또, 그라운드 위에 의자를 깔아 관전하는 것도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관중석에 착석해 관전하는 문화가 잡혔다.

하지만, 이번 무대 설치는 그라운드 위에 스카우트 대원이 착석해 관람하는 형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잼버리 조직위에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한 행사로 개최해달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이런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단 측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경기장을 대관하는 서울 역시 침묵을 지켰다. 콘서트를 중계하는 방송사 측도 딱히 입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르는 대한축구협회도 상황을 관망 중이다. 10월 A매치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다면, 땜질 해놓은 그라운드를 세계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도 "전체적인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중앙 정부가 제어하는 행사에 아무런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은 거액을 쓰면서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잔디가 빨리 회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코너킥이나 슈팅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위치에 무대가 설치되고 전체 지역에 잼버리 대원들이 누빈다면 훼손은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거액의 스포츠 비즈니스인 프로스포츠 산업의 생태계가 한순간에 무력화 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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