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습지, 해 뜨면 한증막…새만금 잼버리는 “책상머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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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새만금 매립지에서 여름철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잼버리)를 치를 경우 고온다습한 날씨로 야영 환경이 열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3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주최 쪽이 강행했다는 시민사회단체 주장이 나왔다.
새만금 갯벌 보존을 주장해 온 오동필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은 7일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프로그램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나무 하나 없는 매립지에서 (잼버리를) 한다고 결정할 때부터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라고 반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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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새만금 매립지에서 여름철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잼버리)를 치를 경우 고온다습한 날씨로 야영 환경이 열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3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주최 쪽이 강행했다는 시민사회단체 주장이 나왔다.
새만금 갯벌 보존을 주장해 온 오동필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은 7일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프로그램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나무 하나 없는 매립지에서 (잼버리를) 한다고 결정할 때부터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라고 반대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애초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새만금은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지난 장마 기간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가 폭염과 함께 야영장 전체를 한증막처럼 만들었다. 오 단장은 “한여름에 매립지는 비만 오면 습지가 되고 해가 쨍쨍 찌면 훈증이 올라온다”며 “얼마나 힘든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매립지에서 텐트를 친다?’ ‘한여름에 폭염에서 지낸다?’(라고 했을 때) 3년 전에도 미친 짓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립지는) 오히려 겨울에 추울 때가 낫다. 폭염 때 매립지 상황이 어떤지 전혀 모르고 책상머리에서만 (잼버리 장소를) 선정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 오 단장은 “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매립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꼼수 피지 마라’(고 주장했다). 새만금은 (잼버리) 적격지가 아니라고 이미 보도자료를 많이 냈고 많은 기관도 잼버리 장소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던 거로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잼버리 파행은) 인재라고 본다”며 “무수히 많은 관계기관이나 시민단체에서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여기(새만금)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도 등은) ‘새만금 매립지(는) 괜찮다’고 고집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북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20년 6월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도 등에 ‘반환경적인 갯벌 매립 중단과 환경친화적인 잼버리 개최’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잼버리는 시작 전부터 폭염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일 밤 열린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08명이 온열질환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폭염과 부실 운영으로 파행을 겪은 잼버리는 태풍 ‘카눈’ 북상 우려에 7일 영지 조기 철수를 결정하며 사실상 조기 폐막했다. 8일 오전 영지를 떠난 참가자들은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8개 시·도 지역에 흩어져 대회 종료일인 오는 12일까지 관광, 케이(K)팝 공연 관람 등의 대체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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