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떠도는 LK-99 영상들...“대부분 조작·가짜에 진위 파악 어려워”

이병철 기자 2023. 8.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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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상 공유 사이트인 빌리빌리에는 '플럭스 피닝' 현상을 보이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플럭스 피닝은 자석 위의 물체의 위치가 자기장에 의해 고정되는 현상으로 2형 초전도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단지 공중부양하는 영상 만으로는 초전도체 여부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LK-99의 검증에 나선 중국 연구진이 마이스너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직접 올린 영상도 큰 주목을 받았으나 초전도체의 특성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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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불분명한 초전도체 관련 영상 SNS서 확산
대부분 조작되거나 가짜 영상
영상 만으로는 초전도체 구분하기 어려워
실제 연구진이 영상 올리고도 추가 검증 필요성 언급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완벽한 마이스너 효과를 내는 물질이라고 소개되는 영상. 실제 영상은 물체를 고정하는 받침대를 두고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엑스(옛 트위터) 캡처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의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의 검증이 약 2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아직 LK-99가 상온 초전도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검증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관련 영상이 퍼지고 있다. 영상 속 LK-99라고 주장하는 물질이 자석 위에 떠 있는 모습 등이다. 하지만 이런 영상은 대부분 가짜로 만들어졌거나 조작된 것이다.

중국 영상 공유 사이트인 빌리빌리에는 ‘플럭스 피닝’ 현상을 보이는 영상도 퍼지고 있다. 플럭스 피닝은 자석 위의 물체의 위치가 자기장에 의해 고정되는 현상으로 2형 초전도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2형 초전도체는 1형과 다르게 자기장이 내부를 관통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이 영상은 중국 베이징과기대 연구진이 올린 것으로 소개되면서 한때 LK-99의 검증에 성공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상의 실제 출처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해당 영상 속 물체에서 실제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조작됐다는 것도 밝혀졌다. 영상을 느리게 재생하면 물체를 고정하기 위한 철심의 흔적이 나타난다.

검증되지 않은 LK-99 영상이 계속 퍼지면서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제작자가 직접 가짜 영상임을 밝히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이용자 드미트리 브랜트는 자석 위에 떠 있는 물체 영상을 게시하면서 “네오디뮴 자석 위에 공중부양 하는 물체를 하드 드라이브에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간단하게 가짜 영상을 만들었다. 물체를 고정하는 받침대를 설치해 영상을 촬영한 후 이를 삭제하는 방식이다. 그는 “편집 프로그램 가이드를 30분 만에 읽고 만들 정도로 쉬운 작업이었다”며 “중국 영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SNS)에 퍼져 있는 가짜 초전도체 영상은 받침대로 물체를 고정한 후 편집 프로그램으로 삭제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엑스(옛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해당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엑스 캡처

이외에도 영상 제작자가 직접 가짜라는 것을 밝힌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실체가 불분명한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지 공중부양하는 영상 만으로는 초전도체 여부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최경달 한국공학대 교수(한국초전도저온학회장)는 “초전도체가 아니더라도 공중부양은 가능하다”며 “실제 초전도체임을 증명하려면 반드시 실험과 측정을 통한 데이터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K-99의 검증에 나선 중국 연구진이 마이스너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직접 올린 영상도 큰 주목을 받았으나 초전도체의 특성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화중과기대 연구진은 LK-99를 합성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물체는 쓰러지고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면서 움직이고 있는데 연구진은 극성과 무관한 반자성 현상에 의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초전도체의 가장 큰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연구진도 전기 저항을 측정해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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