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삼성SDI, LFP 배터리 개발 확대…"전기차 수요 대응한다"

박지성 2023. 8. 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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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배터리, NCM 배터리보다 약 30% 저렴
글로벌 완성차 업체, LFP 배터리 활용한 전기차 양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이 LFP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하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발 벗고 나서면서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LFP 배터리가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해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8일 시장조사기관 EV볼륨이 발표한 지난해 세계 배터리 시장 내 LFP 배터리 점유율은 27.2%로 2020년(5.5%)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도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내 중국 남경공장의 일부 NCM 배터리 라인을 LFP 배터리로 전환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및 ESS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총 생산능력은 43GWh(기가와트시) 규모다.

SK온은 지난 3월 열린 2023인터배터리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SK온은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와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도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SK온은 앞으로도 전기차 니즈에 맞는 배터리를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SDI도 LFP 배터리 라인업을 확보해 프리미엄 볼륨(보급형)과 엔트리(저가형)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원재료 가격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 대신 저렴한 인산과 철을 중심으로 제조해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LFP 배터리는 비교적 흔한 소재인 철을 양극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NCM 배터리보다 약 20~30% 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NCM 계열의 배터리가 아닌 약 30% 저렴한 LFP 배터리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모델Y RWD(후륜구동)에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더팩트 DB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모델Y RWD(후륜구동)에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 RWD는 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Y 롱레인지(7874만 원)보다 2000만 원 저렴한 5699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모델Y RWD는 지난달 14일 국내 출시 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LFP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KG모빌리티는 다음달 출시하는 토레스EVX에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토레스EVX는 최저가 트림 가격이 485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LFP 배터리를 활용함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2위인 CATL이 1위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1.5%포인트로 좁혔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8.4%포인트보다 6.9%포인트나 추격한 것이다. SNE리서치는 "CATL 성장 배경에는 LFP 배터리가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리면서 CATL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LFP 배터리의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NCM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20%가량 짧다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약 10년 전에 이미 개발된 배터리지만 주행거리 부족으로 각광 받지 못했던 기술이다"며 "현재는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를 개발을 원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도 그에 맞는 배터리 개발에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그 중 LFP 배터리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개발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capta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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