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月 수출 전년보다 14.5% 감소... 일본식 장기침체 우려도
중국의 7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3월 이후 최저 증감률이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삼두마차(소비·투자·수출) 중 하나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되면서 경제 회복 속도는 더욱 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수출 부진이 중국의 경기 부양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8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은 2817억6000만 달러(약 369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지난달(-12.4%)보다 감소세가 확대됐다. 중국은 올 초 코로나 완전 봉쇄를 풀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지난 5월부터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전 세계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23.1%), 유럽연합(-20.6%), 일본(-18.4%) 등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 단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4% 늘었다.
7월 수입 또한 2011억6000만 달러(약 26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이 각각 24.7%, 22.8%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에서 반도체·전자부품의 수요가 줄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수출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고민인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달리 9일 발표될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4.0% 내려갈 전망이다. PPI 상승률은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이 같은 경제 상황이 일본이 수십년간 겪었던 장기 침체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수출 감소로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임대료·가구·가전 가격이 내려가는 등 디플레이션 징조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광범위한 상품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미루게 되고, 기업들은 투자와 일자리를 줄이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책의 효과 또한 반감된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국의 서비스·관광 부문 소비는 강력하고 교육·의료·오락 부문도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에 상황 호전의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일선 투자기관 관계자들에게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개 논의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가통계국 관계자들은 물가가 장기간 하락할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 중구 대형마트 주말에도 문 연다…서초·동대문 이어 서울 세번째
- 대구 성서산단 자동차 부품 공장서 큰 불…5시간 만에 진화
- 멜라니아, 백악관 상주 안 할 듯…“장소·방법 논의 중”
- 금산서 출근길 통근버스 충돌사고…22명 경상
- 트럼프, 이번엔 개인 변호사 법무차관 발탁
- 대기업 3분기 영업이익 34% 증가…반도체 살아나고 석유화학 침체 여전
- 손흥민 A매치 50골...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나라는?
- 홍명보호, 요르단·이라크 무승부로 승점 5 앞서며 독주 체제
- 한국, 1년 만 美 ‘환율 관찰 대상국’ 복귀...수출 늘어나며 흑자 커진 영향
- “김정은도 그를 못 이겨”... 이 응원가 주인공 황인범, 4연승 주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