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거장의 개성 보여주겠다”…‘엄친아’ 오텐잠머가 소개하는 번스타인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이자 신인 지휘자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34)가 음악 축제를 열어 미국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을 소개한다.
오텐잠머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음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관객이 콘서트의 일부가 돼 음악을 적극적으로 즐기며 동참하게 하는 데 번스타인이 적합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롯데문화재단이 2020년부터 매년 특정 작곡가를 선정해 개최하는 음악 축제이다. 번스타인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 교육자로 20세기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이다. 이번 축제에선 번스타인의 대표곡인 오페라 <캔디드> 서곡(11일),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18일),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수록곡(13·20일) 등을 만날 수 있다. 번스타인에게 큰 영향을 준 작곡가 브람스의 음악도 두루 배치했다.
오텐잠머는 “클래식 거장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번스타인과 브람스의 공통분모는 민속음악이에요. 번스타인은 쿠바의 리듬이나 재즈에서 영향을 받았고, 브람스는 헝가리를 여행하며 들은 민속음악을 악보에 넣기도 했어요. 번스타인의 고전 작품뿐만 아니라 재즈 음악도 준비했죠.”
오텐잠머는 축제 예술감독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지휘자와 연주자로도 무대에 오른다. 그는 2021년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지휘 아카데미에서 1등상인 ‘네메 예르비상’을 받으며 지휘자로서도 급부상했다. 11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개막 공연과 20일 경기 필하모닉의 폐막 공연을 지휘한다. 15일에는 피아니스트 윤홍천,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조진주, 첼리스트 한재민 등과 함께 클라리넷을 연주한다.
오텐잠머는 “예술감독·지휘자·연주자로서 공통적으로 한국의 오케스트라, 실내악단, 솔리스트(독주자)로부터 최고의 연주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에도 루체른 뷔르겐슈토크 페스티벌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다. 현재 독일 베를린 근교 호수에서 공연예술과 스포츠를 결합한 페스티벌을 열려고 준비 중이기도 하다.
오텐잠머는 “마침 넷플릭스가 곧 번스타인에 대한 영화를 공개한다”며 “이번 공연이 클래식 이상의 흥미를 자극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클래식이 다양한 분야와 연결점을 찾으며 관객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합니다. 저는 공연장에서 눈을 감고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한국 관객은 음악에 대해 늘 따뜻하게 열려 있다고 생각해요.”
오텐잠머는 ‘엄친아’ 음악가로 불린다. 1989년 오스트리아-헝가리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첼로를 전공하다 14세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클라리넷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20세 때 베를린필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하버드대 학업을 중단하고 클라리네티스트의 길을 걸었다. 22세 때 베를린필 최연소 클라리넷 수석으로 임용됐다.
“저에게는 음악이 언제나 자연스럽게 존재했습니다. 딱 맞는 시기에 클라리넷이 제게 찾아왔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무엇이든 자신이 하는 걸 사랑해야 하고 즐거움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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