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주춤하자 주목받는 바이오, 나흘새 4개사 상장예심 청구
상장 새내기 엇갈린 성적표는 변수로…증권업계 "성장 기대감은 여전, 성과는 뒤따라야"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부진했는데 하반기 들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말 나흘동안에 상반기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4개사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미국발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자본시장 여파를 고스란히 맞으며 바이오업계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업종에 쏠렸던 시장 관심이 분산되면서 바이오업종이 저평가 받고 있단 평가가 나오는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하이센스바이오를 시작으로 이엔셀·노브메타파마(27일), 쓰리디메디비젼(28일) 등이 잇따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신청했다. 상장 절차에 돌입한 4개사는 예심 청구일로부터 45영업일 이내 심사결과를 통보받고, 적격성을 인정받으면 공모 후 신규상장 신청 등을 통해 증시 입성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하반기 초반부터 바이오업종 상장 도전이 최근 몰린 배경은 시장 주목도 상승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한 업종은 단연 이차전지였다.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이어진 주가급등 랠리에 시장 관심과 자본이 쏠렸다. 반면 지난해 경색됐던 자본시장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바이오업종은 여전히 기를 펴지 못했다.
이에 시장 분위기 완화를 기다리는 기업들은 재차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재검토에 돌입했다. 상반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기업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1월), 엔솔바이오사이언스(2월), 코어라인소프트·와이바이오로직스(3월), 유투바이오·에스엘에스바이오(4월), 피노바이오·디앤디파마텍(5월), 오상헬스케어(6월) 등 9개사다.
하지만 치솟았던 이차전지 업종 주가가 조정 국면에 돌입하며 시장 시선도 분산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장기간 저평가 받던 제약·바이오 역시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내내 1.1%p 상승에 그쳤던 KRX헬스케어지수는 하반기 들어 한 달여 만에 3%p 이상 상승했다. 두드러진 상승폭은 아니지만, 지난해 1년 동안 29.2%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국면 전환 평가에 무리가 없는 수치다.
매출 상위 전통제약사와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2분기 실적 호조도 분위기 전환 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오랜기간 꾸준히 성장해 온 기업들이 중장기적 가치를 증명한 만큼, 초기 바이오벤처를 향한 차가운 시선 역시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이차전지주가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성장주이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제약·바이오주에도 수급이 개선,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아직도 고금리 시기라 조심스럽지만 업종 내 유망 종목을 고를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앞선 신규 상장기업들의 엇갈린 성적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들어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기업은 △바이오인프라·지아이이노베이션(3월) △에스바이오메딕스(5월) △큐라티스·프로테옴텍(6월) △파로스아이바이오(7월) 등 6개사다. 이 가운데 공모가를 상회하는 주가를 유지 중인 곳은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파로스아이바이오 2개사에 불과하다.
업종을 향해 불고 있는 훈풍을 뒷받침 할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강조되는 이유다. 바이오 업종을 향한 자본이 얼어붙었던 시기 시장 외면 요인으로 지목된 약점 역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성과'였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의 시선은 우호적으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성과를 기반으로 한 가치 입증 과제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긍정적 기대감이 지속되기 위해선 3분기 실적 가시화와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 시기와 그 결과, 임상단계에서의 기술이전 등으로 긍정적 기대감이 업종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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