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피아제'가 2500만원대 시계, 쓱닷컴에서 '단독 출시'한 이유

백화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명품 브랜드들이 이커머스와 손을 잡고 있다. 단순히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등 이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8일 SSG닷컴(쓱닷컴)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 시계·보석 브랜드 '피아제(PIAGET)'는 시계 신제품 '폴로 크로노그래프'를 쓱닷컴에서 전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이달 31일까지 쓱닷컴 단독 판매하며 다음달 1일부터 신세계백화점 피아제 매장에서 구매 가능하다. 판매가는 2500만원이다.

쓱닷컴은 2021년 세계 3대 명품 기업인 리치몬트 그룹의 대표 시계브랜드 피아제와 파네라이를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입점시키고 공식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폴로 데이트' 시계도 쓱닷컴에서 단독출시하는 등 피아제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샤넬도 지난 4월 쓱닷컴에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입점했다. 뷰티 제품을 제외한 샤넬의 명품 라인이 이커머스 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처음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명품 브랜드들은 온라인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물량을 공급하지도 않는다.

쓱닷컴과 같이 특정한 이커머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판매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시장의 성격과 명품브랜드의 성격이 상충되는 탓이다. 명품브랜드들은 온라인 시장 진출 시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다. 온라인 시장 진출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알면서도 '대중화'는 곧 명품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뷰티제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가 이뤄져 왔고 명품브랜드들은 이제 시계와 같은 다른 상품군으로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면서 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시험해보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앞서 샤넬이 쓱닷컴에 시계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도 물품 수령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온라인 판매의 가능성을 테스트해 본 셈이다.

피아제도 신세계백화점이 보유한 명품 경쟁력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구현하며 차별화할 수 있는 쓱닷컴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쓱닷컴은 신세계백화점이 그간 쌓아온 신뢰도를 바탕으로 꾸준히 공식 명품 브랜드관을 입점시키고 단독 상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2013년 전세계 최초로 '구찌' 공식 브랜드관을 입점 시켰고 2014년 '페라가모', 2015년 '버버리', 2016년 '몽블랑' 공식 브랜드관을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차례로 열었다.

2021년 7월에는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가 입점했고 지난해 4월 '파네라이 노벨티(NOVERLTY) 라인'을 단독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은 백화점과 손잡고 서로의 브랜드 가치를 지켜주기 위한 협업을 오랫동안 진행해왔다"며 "신세계 백화점의 DNA를 가진 쓱닷컴은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 온라인 시장진출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좋은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