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시그널'시즌2, 존버해도 될까요?"…'악귀' 끝낸 김은희 작가에게 물었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김은희 작가는 자타공인 '장르물의 대가'다.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 '킹덤' 등의 성공을 거치며 대한민국에서 장르물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우뚝 섰다.
그런 김은희 작가에게도 지난달 29일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악귀'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태)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로, 민속학을 접목시킨 한국적인 이야기에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물이었다.
귀신과 죽음, 민속학과 오컬트. 지상파 주말 드라마에 어울리는 소재는 아니다. 그런데 이런 소재로도 김은희 작가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다양한 단서를 촘촘하게 얽고, 그걸 치밀한 서사로 쌓아 올리는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필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은희 작가는 '악귀'를 통해 민속학을 활용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익숙한데 기묘하고,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런 공포 분위기 속에서도 놓치지 않고자 한 이야기는 '청춘'에 대한 것이었다. 아동 폭력인 '염매'란 과거 악습을 시작으로, 가정 폭력, 보이스피싱, 불법사채업 등 악귀 같은 사회악을 통해 청춘들의 삶을 조명했다. 그리고 김 작가는 '기억해야 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며, 죽음을 추모하고 기리는 것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게 했다.
그동안 장르물을 쓰면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김은희 작가만의 따뜻한 주제의식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오컬트 장르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장르물의 대가임을 입증한 김은희 작가에게,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악귀' 뒷이야기를 들었다.
Q1. '악귀'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결과에 만족하는지, 소감 부탁드립니다.
김은희 작가: 기획부터 시작해서 이런 아이템이 괜찮을까? 공중파에서 오컬트라니 시청자분들이 받아드려 주실까? 고민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부족한 부분들도 격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Q2. '악귀'를 집필할 때,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는지 궁금합니다.
김은희 작가: 귀신보다는 사람이 보이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귀신도 한때는 사람이었던 존재니까 그 귀신들에게도 나름의 이야기를 심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Q3. 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원해, 김해숙, 그리고 진선규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요?
김은희 작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었습니다. 오컬트라는 새로움에 도전해주시고 멋진 연기를 보여주신 명품 배우님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전 귀신보다 배우분들의 연기가 더 소름이 끼쳤던 것 같습니다.
Q4. 1958년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거슬러 여러 청춘들의 이야기와 이러한 청춘들을 좀먹는 그릇된 욕망과 사회악을 다뤘는데, 이러한 메시지를 '오컬트'란 장르에 녹여낸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은희 작가: 귀신보다 무서운게 사람이란 말이 있잖아요. 특히나 끔찍한 범죄를 보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악귀'는 그런 생각에서 비롯됐던 것 같아요. 방황하고 흔들리는 청춘에게서 희망을 뺏아간 범죄자들을 귀신에 빗대어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Q5. "산영이다운 선택을 내린" 구산영(김태리 분)의 흑암시 엔딩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김은희 작가: 산영이는 스물 다섯, 아직은 인생의 시작점에 있는 청춘입니다. 극중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옳은 선택을 했다고 해도 희망만이 가득하진 않겠죠. 그런 현실을 흑암시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Q6. 절친한 김은숙 작가가, 로맨스를 주로 쓰다가 장르물에 도전해 '더글로리'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반대로 장르물의 대가인 김은희 작가님은, 로맨스나,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장르물에 유독 애정이 깊은 이유도 듣고 싶습니다.
김은희 작가: 그래서 김은숙작가가 대작가가 아닐까요^^ 물론 저도 멜로를 구상해 보긴 했는데 언제나 누군가가 죽더라고요. 그게 저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장르물에 대한 애정은 머리가 그쪽으로 밖에 돌아가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Q7. '악귀' 중간 중간 '시그널' 세계관을 공유하는 장면들이 등장해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됐는데요. 지금도 '시그널' 시즌2 제작을 '존버'(열심히 버틴다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하는 시청자들이 많습니다. 여러 입을 통해 '시그널' 시즌2 제작을 계획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을 쓴 김은희 작가님의 입을 통해 정확한 진행 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시청자들은 계속 '존버'해도 되는 건가요?
김은희 작가: 여러 제작적인 난제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두 애정이 깊은 작품들이라 어떤 방식으로건 도전을 해보려고 노력중입니다.
[사진='악귀' 포스터, 미디어랩 시소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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