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로 발빠른 사업확장이 흑자전환 비결

2023. 8. 8.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A 귀재' 김진석 휴럼 대표
기존 건기식에 필러 회사 인수
매출 전년 동기대비 33% 급증
최근 '네이처가든' 품에 안아
홍삼 앞세워 中시장 공략 나서

낮은 시장진입 장벽과 과열 경쟁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관련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간 이어졌던 하락세를 극복하고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건기식 연구개발 전문기업이 있다. 바로 유산균 브랜드 트루락, 보이차 다이어트 제품으로 잘 알려진 '휴럼'이다.

이 회사는 국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고, 건기식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전반으로 영역을 넓힌 과감한 승부수가 빛을 발하고 있다.

휴럼은 2020년 매출 767억원에서 지난해 669억원으로 매년 하락세를 이어왔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약 74억원에서 2021년 12억원, 지난해는 약 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탈출을 위해 판관비, 광고비 등을 줄이고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통 큰 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맑음'이 예상된다.

김진석 휴럼 대표는 건기식 시장에서 인수·합병(M&A) 귀재로 통한다. 이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안다. 김 대표는 최소 3년부터 7년 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자다. 김 대표는 "사람은 현재에 존재하지만 과거로부터 왔고 미래로 나아간다. 미래는 어떻게 갈 것인지 매일 고민하고 트렌드를 읽어내기 위한 노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트렌드를 읽어내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독서다. 독서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읽어낸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분석을 시작하면 과거 20년부터 최근까지 이와 관련된 책 50권을 한 번에 구매해 미래를 예측한다. 또 소비의 주체인 사람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20대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명품이든 오마카세 등 아까워하지 않고 소비한다"며 "과거와 현재의 10대, 20대들의 소비 가치는 완전히 달라졌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휴럼의 경영 철학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최근 인수한 의료기기 회사 '와이유'다. 휴럼은 지난해 4월 의료기기 회사 '와이유'를 약 31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후 제조라인을 빠르게 구축했다. 또 와이유는 지난달에는 설비 증설과 기술 개발을 위해 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휴럼이 메디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인수한 의료기기 회사 와이유의 필러 제품. 휴럼

와이유는 필러를 생산하는 회사로 관련된 여러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건기식 전문 기업에서 필러 회사를 인수했다는 것도 새롭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인수 이후의 계획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1년 반 전 회사 내 메디컬사업부를 신설했다. 당시 의료와 관련된 사업분야는 없었지만 향후 필러 등 메디컬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설계를 미리 완성했기 때문에 한발 앞서 사업부를 만든 것. 그 결과 현재 필러를 바로 유통할 수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의료기관 유통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현재 와이유는 수출만 가능하지만 국내 임상이 끝나는 대로 곧장 국내에서도 필러로 매출 실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미리 완성해둔 셈이다. 김 대표는 "영업이익보다는 기업가치를 우선으로 한다. 3~4년 후에는 와이유를 상장시킨다는 목표로, 기업가치를 3000억원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기업의 퀀텀점프 열쇠로 필러, 즉 헬스케어 분야의 확장을 선택했고, 기존 건기식 사업도 내실을 더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메가 히트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며 '중국'을 핵심으로 꼽았다.

휴럼은 중국은 현재 자국 내에서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김 대표는 '홍삼'을 중국 시장 공략 핵심 아이템으로 점 찍었다. 휴럼 제품 중 홍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홍삼 브랜드 정원삼을 보유한 건기식 기업 '네이처가든'을 인수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네이처가든은 온라인 유통망이 매우 탄탄한 건기식 기업으로 홍삼의 온라인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홍삼으로만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휴럼이 현재 구축하고 있는 오송 신공장(내년 4월 완공 예정)에서 홍삼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홍삼제품 원가 절감은 물론 물류비용도 크게 절감돼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은 제조라인을 가진 기업이 승기를 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단순 유통만으로는 한계점이 분명하지만, 제조가 가능하면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기업과의 협업에 매우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홍삼을 기반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한 단계씩 기타 건기식 제품을 추가해 나가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우선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