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 돌아온 '3일간의 비', 오만석 연출 하 김주헌→안희연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 [종합]
[TV리포트=정현태 기자] 오만석 연출의 연극 '3일간의 비' 배우들의 합이 눈길을 모은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연극 '3일간의 비'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오만석 연출, 김주헌, 박정복, 김바다, 류현경, 안희연, 이동하, 김찬호, 유현석 배우가 참석했다.
'3일간의 비'는 2003 토니상 수상자인 미국의 유명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으로, 특히 연극 '3일간의 비'는 리차드 그린버그 특유의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을 풀어나가는 서정적 작품으로, 텔레그래프지는 이 연극을 최근 몇 년간 발표된 가장 뛰어난 미국 연극 중 하나 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초연 당시 짙은 감성으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으며, 6년 만에 돌아왔다.
'3일간의 비'는 1995년과 1960년대의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유명 건축가인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던 중 발견된 '일기장'을 통해 과거 부모세대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김주헌, 박정복, 김바다가 자유로운 방랑자 워커와 그의 아버지 네드 역, 류현경, 정인지, 안희연이 모범적인 가정주부 낸과 그녀의 어머니 라이나 역, 이동하, 김찬호, 유현석이 쾌활한 성품의 핍과 그의 아버지 테오 역을 맡았다.
오만석은 "이해랑 예술극장이 갖고 있는 아주 좋은 장점 중 하나는 높이가 높은 극장이다. 그래서 비주얼적으로 그림을 뽑아 내는 데 큰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 단점도 될 수 있다. 소리가 전달이 어려운 극장 중 하나다. 이번엔 비를 뿌려보자는 의견이 있어 마이크를 사용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배우들이 개성이 강해 연습 때부터 많이 열어 놓고 했다. 가능 하면 많이들 만날 수 있게끔 라인업을 짰다"라고 했다.
또 오만석은 "각각의 배우들이 아주 출중하다. 정말 열심히 하고 열정 있는 배우들이라 조합이 달라질 때마다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생긴다. 그 걸 보는 것 만으로도 관전 포인트가 될 거다"라고 했다.
'3일간의 비'가 연극 데뷔작인 안희연. 안희연은 "저는 너무 행복하다. 이전에 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었다. 5년 정도 연기하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그 부족한 점을 채우고 싶은 욕구가 항상 있었는데 이번에 '3일간의 비'를 통해서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배운 게 정말 많았다. 값진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안희연은 "저는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짬밥이 아니어서 제 선택은 아니었다. 감사하게도 제안을 주셨다. 그래서 이 연극을 도전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또 안희연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많은데 너무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같은 입장에 있으니까 응원도 하게 된다. 너무 잘 해 나가는 분들 보고 든든하기도 하고 새로운 희망도 생기고 한다"라고 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김주헌. 김주헌은 브라운관과 비교해 무대 연기에 대해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연습을 매일매일 함께 한다는 게 가장 좋다. 제가 여기서 제일 그래도 형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는 막내 때부터 연극 하면서 이런 날이 올 줄 생각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연출님의 존재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큰 부분이었다"라고 했다.
오만석은 "지난 번 초연 때하고 이번에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비주얼적인 면에서 비를 내리는 선택. 지난 번에 제가 라이브 연주를 했다. 이번에는 예산상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되기 때문에 라이브를 포기하고 비를 뿌리는 장면을 넣었다. 마지막에 테오가 비를 맞으며 마무리되는 장면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번에 초연이다 보니까 관객들에게 불친절한 부분이 꽤 있는 작품이어서 이번엔 편하게 풀었다. 조금은 단순화시킨 것도 있다"라고 했다.
안희연은 "저같은 경우에는 낸과 라이나를 처음부터 차이를 두고자 하지 않았다. 제 능력 밖이었기 때문에"라고 했다. 류현경은 "캐릭터에 대한 고민보다 이 시대에 태어난 이 여자가 이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의 생각을 고민하려 했다"라고 했다.
유현석은 "저는 이렇게 연출님과 훌륭한 배우님들과 공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기억이어서 지금 공연하면서도 내내 웃으면서 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찬호는 "너무 행복하다. 공연이 너무 즐겁고 연극이 너무 재밌어서 매공연마다 짜릿하다. 더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한다. 숨어 있는 수수께끼도 찾아보시고 하셔라"라고 했다.
김바다는 "너무 좋은 작품을 훌륭한 선후배 동료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공연하면서도 계속 느끼는 건데 저희가 공연 준비하면서 진짜 많은 얘기하고 같이 분석하고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해서 토론하는 과정을 정말 오래 겪었다. 그 과정들이 하나도 헛되지 않구나 하는 걸 공연하면서 매회 느낀다. 그 과정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작품"이라고 했다.
오만석은 "사실 저도 배우고 부족한 점이 많고 이번에도 부족한 걸 많이 느꼈다. 그 부족한 걸 배우 분들이 많이 채워주신 것 같다. 저 역시도 공부가 많이 됐던 시간이다. 함께 어울려서 무언갈 얘기하는 게 더 의미 있고 그런 건강한 과정을 더 만드는데 일조할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 작품이 사실 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작품이다. 쉬운 스토리도 아니고 말도 상당히 많고 집중하지 않으면 흘러 넘어가 버려서 집중력에 한계를 느끼실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양성의 면에서 '3일간의 비' 같은 작품도 있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개막한 '3일간의 비'는 오는 10월 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현태 기자 hyeontaej@tvreport.co.kr / 사진=레드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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