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 준비···‘공천 물갈이’ 사전 작업되나

문광호 기자 2023. 8.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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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 신의진 위원장이 1일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 참석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8일 본격적인 당무감사 준비에 나섰다. 총선 공천 사전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기존 감사 기준과는 다른 총선 대비 기준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계파 ‘공천 학살’로 이어지면 본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전국 각 당원협의회(당협) 대상 당무감사 세부 일정과 평가 기준 논의를 시작한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몇 차례 더 회의를 한 뒤 구체적인 평가기준 등을 정한다. 이철규 당 사무총장은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오는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당무감사를 실시한다”며 “3년 만에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당무감사는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 대상이다. 실시 전까지 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당무감사에서 당원·당협 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 기존 평가기준뿐 아니라 총선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승리를 위해 강도 높은 감사를 하겠다는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당무감사 결과는 내년 총선 공천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일각에서는 당무감사가 특정 계파 공천 물갈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을 앞둔 2019년 10월 당무감사를 했다. 줄 세우기를 지양하겠다고 내세운 것과 달리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대구·경북지역(TK) 의원들 명단이 나돌았다. 실제 공천 결과 TK는 불출마자 5명을 포함한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55%에 이르렀다. 당무감사가 물갈이의 명분이 된 셈이다. 2016년 총선에서는 비박근혜계에 대한 공천학살이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2016년 총선에서 친박 논쟁이 있었고, 지금 우리 당도 확장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선거가 위험하다”며 “부당하게 공천을 아예 배제한다거나 이러면 무소속 출마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안 그래도 어려운 선거가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를 당이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당협위원장들은 새 평가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충청권 당협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무감사는 한 번도 그냥 적당히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총선을 앞두고 있으니 여러 가지로 챙길 게 많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번 당무감사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대비한 지역 정비 차원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결국 이 당무감사의 결과가 공천 작업에 직결되는 정보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당무감사 받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정하게, 꼼꼼하게 다 체크해서 하는 거니까 (감사를) 세게 한다기보다는 엄중하게 할 것”이라며 “무슨 계파(에 대한 고려는) 하나도 없고 이 사람을 (본선에) 내보냈을 때 총선에서 될 거냐, 적합한 인재냐를 두고 계속 (기준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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