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부산 해수욕장·상가 초긴장…시설물 철거하고, 합판 덧대고

권영지 기자 조아서 기자 2023. 8. 8.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힌남노'큰 피해 입은 송도, 해운대 인근 상인들 '한걱정'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의 한 식당에 바닷물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합판. 2023.8.8/뉴스1 ⓒ News1 권영지 기자

(부산=뉴스1) 권영지 조아서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상륙을 앞둔 가운데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지나갔던 부산 송도해수욕장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8일 찾은 송도해수욕장 인근 식당들은 평소와 같이 활발히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곳곳에는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조치를 한 흔적이 보였다.

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한 식당의 창가는 합판으로 덧대어져 있었다. 식당 주인 A씨(60대)는 "나라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줘서 저렇게 합판으로 덮어놓았다"며 "태풍 올 때도 가게에 나와서 지키고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던 송도 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아파트 앞에도 커다란 마대가 입구를 막고 있었다. 곳곳에 있는 출입문에는 바닷물 유입을 막기 위한 차수판이 설치돼 있었다.

아파트 주민 B씨(50대)는 "이번에 엄청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해서 이렇게 막아놓은 것 같다"면서 "올해는 제발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태풍 대비에 대해 서구청 구민안전과 관계자는 "관련 부서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소관 시설별 재해 위험 우려 사항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9일 해수욕장 개장 전인 오전 9시까지 입수 가능 여부를 판단한 뒤 운영할 예정이다. 기상상황에 변동이 생길 경우 즉시 입수를 통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송도 힐스테이트이진베이시티 아파트 앞에 줄지어 놓여진 커다란 마대들. 2023.8.8/뉴스1 ⓒ News1 권영지 기자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은 9일 해수욕장 개장시각인 오전 9시부터 입수 금지조치가 내려지고 낮 12시까지 해수욕장 인근 시설물을 모두 철거한다. 해운대구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이날 두 해수욕장에서 파라솔, 선베드 등 해수욕 용품을 대여하는 업체들에 철거를 안내하고 있다.

또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동백섬 해안산책로는 태풍 상륙 예정일인 10일 새벽 통제될 예정이다. 송정해수욕장 옆 송정항 인근에서는 어민들이 지게차와 크레인 등을 이용해 어선들을 육지로 피항시키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도 이날 오전 6시부터 샤워장, 조형물 등 해변 인근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으며, 오는 9일 오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 이날 오전 9시부터는 방문객들의 입수를 통제하고 있다.

수영구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해변 근처 데크와 파라솔 등 시설·용품이 크게 파손돼 올해는 철저한 대비를 준비하고 있다. 태풍의 영향에 따라 태풍이 지나간 후에 모래사장 평탄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어 언제쯤 해수욕장이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관광유람선 미포 선착장은 유람선 운행을 중단하고 유람선 2척은 동진감천항 중앙부두로 피항했다. 미포항 인근 좌판 상인 10여명 역시 이날부터 장사를 접고 플라스틱 의자, 집기 등을 끈과 큰 돌을 이용해 고정했다.

플라스틱 의자, 대야, 도마 등이 바람에 날아갈 것을 대비해 끈과 큰 돌로 고정돼 있다. 2023.8.8/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인근 횟집 상인 조모씨는 "태풍이 올 때마다 횟집 내부까지 쓰레기, 돌이 넘어와 피해를 입곤 한다"며 "건물 내부도 피해를 입는데 바깥에 물건들은 아무리 고정해도 파도가 육지까지 올라오면 금방 날아가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마린시티 앞 방파제 인근 상인들은 이날 오전부터 야외 테라스에 배치한 테이블과 의자를 들여 놓고, 외벽에 덧댈 합판을 준비했다. 이곳은 지난해 힌남노로 매장 내부까지 바닷물이 들이치고 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컸다.

마린시티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매장 앞 조경 공간에 방파 시설을 설치하고 싶어도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태풍이 올 때마다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난감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90km 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도착했을 때 태풍의 강도는 '강'이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44㎧ 미만'인 수준인데 이는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정도의 바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강하게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니 해안가 출입을 자제하고 저지대 침수 등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0zz@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