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3번째 피해자는 FC서울, 개최 확정→잔디 손상 우려...전북-수원은 정상 진행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잼버리 파행으로 인해 축구계가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

시작은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였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는 열약한 시설 및 미흡한 폭염 대비 등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제대로 된 행사 준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K-POP 콘서트 개최지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9일 오후 7시 전북과 인천의 하나원큐 2023 FA컵 4강전이 열릴 예정이었다. 경기 일정에 맞춰 준비 중이었던 전북과 인천한테는 당혹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통보에 가까운 일방적인 결정에 전북은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K-POP 공연행사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 따라서 다음 주 진행 예정이었던 홈 2경기에 대한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경기 일정 변경으로 팬분들께 혼선을 드려 양해를 구한다. 경기와 관련하여 세부 사항이 결정되는 즉시 안내해드리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변수 발생에 대한축구협회(KFA)는 경기 연기를 각 구단에 통보했다.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인천은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금일 정오에 KFA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경기 일정 변경에 대한 공문을 전달받아 전주에서 대기 중이던 선수단은 전원 철수했다. 구단은 FA컵 준결승전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으나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팬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된 대로 진행됐으면 추가적인 피해를 입는 구단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잼버리 K-POP 콘서트 개최가 강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북상 중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인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FA컵 4강전은 정상 진행이 가능했다. 태풍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8일 오후 3시 기준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강수확률은 60%에 불과하다. 예상 강수량도 1mm 미만이다. 경기를 치르기에 아무 문제가 없는 날씨다. 

하지만 이미 인천 선수단은 경기 연기 통보에 인천으로 철수한 뒤였다. KFA도 일정 연기 결정을 번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FA는 8일 오전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북과 인천의 FA컵 준결승은 연기하기로 했다. 일정은 KFA와 양 구단이 협의하여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북상 중인 태풍 '카눈' 등 여러 요소들이 가변적인 상황임을 감안하며, KFA는 어제 내린 연기 결정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천과 전북이 잼버리 사태 파행 피해를 입은 가운데, 서울도 극심한 피해가 예상돼 축구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잼버리 K-POP 콘서트 개최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8일 오후 "잼버리 K-POP 콘서트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최가 확정됐다. 12일 오후 7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전북과 수원 삼성의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발표했다.

잼버리 K-POP 콘서트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하는 것 자체는 '일정상'의 문제는 없었다. 관건은 잔디였다. 7월 장마와 8월 무더위로 인해서 잔디가 상할대로 상한 상황에서 콘서트까지 진행되면 잔디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 이어 지난 4일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치르면서 잔디 상태가 이미 좋지 않다. 

이에 서울과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최대한 잔디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콘서트가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었다. E석에 무대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잔디 손상 우려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8일부터 시작된 콘서트 무대 설치는 잔디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13일 대전하나시티즌 원정경기를 떠난 뒤 19일 대구FC와 홈경기를 치른다. 11일에 콘서트가 진행된 후 19일까지 잔디가 온전한 상태로 돌아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진=연맹, 전북, 인터풋볼 홍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