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평양서 편먹고 공치자요”…北, 해외 골프관광객 유치 안간힘
“외국의 벗들도 희망하면 경기 참가 가능”
해외골퍼 모객 등 ‘포스트 코로나’ 본격화
북측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조선관광’ 웹사이트에 따르면 려명골프여행사는 지난 2일 평양 내 골프장 시설과 봄·가을 아마추어 골프대회 등에 대한 게시물 5건을 잇따라 올렸다. 북측은 이 글을 영어·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로도 게시해 해외 골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펼쳤다.
북측은 관련 글에서 “외국의 벗들도 희망하신다면 우리나라(북한)에서 봄과 가을에 진행되는 골프 애호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프 애호가 경기에 참가하실 분들은 국가관광총국 려명골프여행사와 연계하면 된다”면서 평양시 보통강 구역에 위치한 여행사 주소와 전화번호, 전자우편 주소까지 상세히 안내했다.
이 여행사는 △평양고려국제여행사 △만경국제여행사 △조선국제여행사 △조선민족유산국제여행사와 더불어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여행사 중 하나다.
북측은 해당 글을 통해 사실상 북한의 유일한 18홀 정규코스 골프장인 평양골프장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마스크 의무착용 방침을 해제하며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 이달부터는 객단가가 높은 해외 골프 관광객 유치에 착수하며 ‘포스트 코로나’ 기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달 말 카자흐스탄 세계태권도대회와 내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년 파리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을 높게 보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개인 차원의 관광객을 해외에서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일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유엔 결의에는 북한에 ‘벌크 캐시(대량의 현금)’을 유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액수가 명시된 바는 없기 때문이다. 각국은 대체로 개인들의 여행비용은 벌크 캐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요 국가들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자국민들의 북한 방문을 제한하고 있어 의미 있는 숫자의 모객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골프장에 대해 “석천산의 자연계곡과 풍치수려한 태성호반을 따라 꾸려진 골프장은 부지면적이 196정보(약 1.94㎢)이고 모두 18개의 홀이며 200여명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골프장은) 평탄도가 충분히 보장되어 있고 장애물들은 자연 그대로 형성됐다”면서 “일반 숙소와 가족숙소로 나뉜 숙소는 손님들에게 마치도 자기 집에 온 듯한 안정감을 준다”고 선전했다.
북측은 “손님들은 태성호에서 금방 잡은 잉어 요리와 주변의 산들에서 채취한 곰취, 두릅, 고사리와 같은 산나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면서 “한 번 오면 단골손님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골프장에서는 지난 2005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평양오픈’ 골프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이 골프장에서 골프대회를 열어 군이 동·서해안에서 밤낮 없이 포사격을 하며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와중에도 평양에서는 평화롭게 ‘편먹고 공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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