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엄친아’ 오텐잠머 “불꽃놀이같은 번스타인 음악 선사할 것”

임석규 2023. 8. 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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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그는 '클래식계의 엄친아'로 통한다.

"그의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가 되게 해요. 청중이 공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즐기게 하는 데 번스타인의 음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텐잠머는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번스타인을 다룬 작품을 공개하는데, 그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시의성 있는 음악가라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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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새 예술감독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롯데문화재단 제공

국내에서 그는 ‘클래식계의 엄친아’로 통한다. 하버드에 다니다 연주자로 돌아섰고, 22살엔 베를린 필하모닉의 최연소 클라리넷 수석 단원이 됐다. 지휘자로도 활약 중인데, 학창 시절엔 모델과 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했다. 형은 현재 빈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이고 아버지도 빈 필 클라리넷 수석을 했다.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을 맡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34·사진)가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2020년 베토벤을 집중 탐구하며 첫선을 보인 이 축제는 이듬해 ‘브람스&피아졸라’와 지난해 ‘멘델스존&코른골트’에 이어 올해엔 지휘자이자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을 파고든다. 왜 지금 번스타인일까. “그의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가 되게 해요. 청중이 공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즐기게 하는 데 번스타인의 음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텐잠머는 “코로나 이후 음악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봤는데 번스타인의 음악은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것들에 열려 있다”며 “다시 축제를 열게 된 지금, 불꽃놀이 같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을 선사하려 한다”고 했다.

‘캔디드 서곡’으로 문을 여는 축제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가운데 ‘심포닉 댄스’로 막을 내린다. 피아노 협주곡에 가까운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도 만날 수 있다.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향, 케이비에스(KBS) 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인천시향, 수원시향 등 국내 대표적이 관현악단이 총출동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과 에스더 유, 조진주, 소프라노 황수미 등이 출연한다.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롯데문화재단 제공

미국의 지휘자이자 작곡자이며, 피아니스트에 음악교육자였던 번스타인은 재즈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많이 선보였다.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음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었고 열성적인 민권, 반전 운동 옹호자이기도 했다. 한국에도 일화를 남겼다. 1979년 뉴욕필을 이끌고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번스타인은 당국의 반대를 뚫고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혁명’을 기어코 연주했다. 당시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 작곡가’란 이유로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이 ‘연주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다. 공식적으로 국내 첫 쇼스타코비치 연주였다.

번스타인은 대중적이지 않던 말러의 교향곡들을 자주 연주해 ‘말러 붐’을 일으켰고, 방송을 통해 ‘청소년 음악회’를 진행하며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오텐잠머는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번스타인을 다룬 작품을 공개하는데, 그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시의성 있는 음악가라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안드레아스는 ‘연결’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스포츠와 패션처럼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점을 찾으려는 작업이 활발한데, 클래식은 아직 그런 부분이 덜 열려 있어요.” 이런 생각은 그를 음악과 스포츠를 결합한 ‘신개념 음악축제’로 이끌었다. 클래식 공연과 테니스 경기, 설치미술과 발레, 학술 강연이 어우러지는 베를린 근교의 ‘아트슈트롬 예술축제’다. “열정과 열정이 만났을 때 그것들의 잠재적 가능성이 시너지를 일으킨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미 10년째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실내악 축제’ 예술감독을 맡아 왔다.

최근엔 지휘에 열성을 보이는 그는 이번 음악제에서 캔디드 서곡과 심포닉 댄스 등 3곡을 지휘한다. 2025년까지 앞으로 3년 동안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을 맡을 오텐잠머는 ‘욕심이 많았다. 그는 “다른 걸 하기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번스타인도 그러지 않았느냐”며 웃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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