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로 도약"…'전기차 격전지' 인도로 날아간 정의선

강주헌 기자 2023. 8. 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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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 현대차 인도공장 차례로 방문…인도, 2030년까지 승용차 500만대 넘어설 전망
지난 7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의 현지 공장을 찾았다. SUV와 전기차에 많은 구매 수요에 발맞추는 한편 생산과 R&D(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인도에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첸나이에 있는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14억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시장 중 하나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이중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 5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생산·판매 거점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시장은 SUV(스포츠유틸리티)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500만대 산업수요 중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 보급은 물론 자체적인 산업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과 마이크론,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이 8일 타밀나두주 정부청사에서 M.K.스탈린(M.K.Stalin) 주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타밀나두주는 현대차 인도공장이 위치한 지역이다. 사진 왼쪽 여섯번째부터 M.K.스탈린(M.K.Stalin) 타밀나두주 수상,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현대차·기아 김용화 CTO(사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 회장의 인도 방문은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점검하고 다가올 미래에 치열한 전기차 격전지가 될 인도에서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는 향후 현지 R&D(연구개발) 역량 강화는 물론 전동화, 자율주행, 인도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중추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남양연구소와 긴밀히 협업해 인도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하는 등 인도 시장에서 판매를 증대시킨다는 복안이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생산·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과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밸류 체인 재편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 리더십 강화,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양적 성장을 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차량 생산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과 지속할 수 있는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해 톱티어 전동화 브랜드로 성장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메이커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만7067대 판매에 이어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8.8% 증가한 50만2821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보다 8.2% 높은 87만3000대다.

현대차는 7월 출시한 경형 SUV 엑스터(Exter)를 비롯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지속 선보인다. 특히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는 셀토스, 쏘넷 등 SUV 인기에 기반한 한 프리미엄 이미지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PBV(목적기반차량)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또 '기아 2.0' 전략을 통해 올해 상반기 6.7% 수준인 인도 시장 점유율을 향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2배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인도 정부 관계자와 만나 전동화 생태계 구축과 관련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K. 스탈린(M.K.Stalin) 타밀나두주 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시장 발전방안과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타밀나두주 T.R.B. 라자(T.R.B. Rajaa) 산업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용화 CTO(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함께 했다.

현대차와 타밀라두주는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간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고속 충전기 설치 등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을 위해 2천억 루피(약 3조 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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