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특별사면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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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로 유명한 황희 정승.
유명세와는 달리 그가 뇌물 수수나 인사권 전횡과 같은 비리에 연루된 기록을 세종실록에서 다수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세종은 황희가 비리로 파면당할 때마다 그의 죄를 사하고 복직시켰다.
이 회장과 신 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속사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업 차원에서 당시 정부의 문화 융성 정책에 일조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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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로 유명한 황희 정승. 유명세와는 달리 그가 뇌물 수수나 인사권 전횡과 같은 비리에 연루된 기록을 세종실록에서 다수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세종은 황희가 비리로 파면당할 때마다 그의 죄를 사하고 복직시켰다. 세종은 황희의 죄를 사하는 일이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일임을 일찍이 깨달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황희는 재상으로서 재직하는 동안 각종 제도 정비와 인재 등용, 국방 등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정책을 펼쳐 조선 왕조에서 재상 정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조만간 단행될 광복절 특별사면에 경제인들이 적잖이 포함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사면된 데 이어 고무적인 소식이다. 이 회장과 신 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속사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업 차원에서 당시 정부의 문화 융성 정책에 일조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국가를 위한 일을 하고도 죄인이 된 셈이다. 비록 사면으로 두 기업인이 복권되기는 했으나 기업 수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사면을 받지 못한 경제인은 취업 제한에 덜미를 잡히게 된다. 기업 등기이사로 등재가 제한되고 해외 출국에도 제한이 생겨 경영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기업 역시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리더십의 부재를 겪을 수밖에 없다. 삼성과 롯데도 두 수장의 부재로 적절한 투자 시기를 놓친 바 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일궈낼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열매를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이처럼 특별사면은 경제인 개인이 아니라 기업 전체와 나아가 국가를 위한 결정이기에 지체 없이 사면권이 행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지난해 특사로 취업 제한에서 벗어나게 된 이 회장과 신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기업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프랑스·베트남 등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며 정·재계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 포함되지 못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모습이다. 경제인 사면이 탁월하고도 효율적인 국가 경제 부양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위험에 처해 있다.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미래 투자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일조할 역량 있는 경제인들의 헌신이 필요한 순간이다. 특별사면을 통해 자유로워진 경제인들이 불굴의 의지로 현재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정우용 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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