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사 8개 딴 2003년생...‘연봉1억 현대차 킹산직’ 금녀의 벽 깼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유리천장’을 깨고 이번 현대차 기술직 신입사원이 된 최초의 여성 6명은 남다른 이력과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최소란 씨는 “처음 합격 소식을 접했을 때 믿어지지 않았다”라며 “다시 신입사원의 마음 가짐으로 자동차 품질과 고객 안전이 내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남성들이 많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이미 익숙하다”라며 “직원 70여명 중 여성은 저 혼자뿐인 항공사 정비 부서에서 7년 넘게 일했다. 전 직장에서 갈고 닦은 직장 생활 노하우로 현대차에서도 잘 적응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03년 생으로 남녀 통틀어 전체 합격자 중 가장 어린 황재희씨는 기능사 자격증을 8개나 딴 기술 인재다. 전북 기계공고 출신인 황 씨는 같은 기계과 학생 80명 중에서 보유 자격증이 가장 많았다. 황 씨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합격할 줄 몰랐다”라며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황 씨는 전북기계공고 1학년 때 선반 기능사를 시작으로 졸업 까지 밀링, 금형, 측정, 기계설계, 생산 자동화, 설비보전, 기계조립 기능사 자격증 등을 줄줄이 땄다. 그는 “처음에는 기계가 무서워 만질 줄도 몰랐다”라며 “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수업 후 매일 2시간씩 연습하면서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은정 씨(23)는 자동차 계열 특성화 고등학교를 입학해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익숙했다. 선반, 밀링, 금형, 설비보전, 기계제도 등 기능사 자격증을 5개나 보유했지만 채용 준비는 다소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9년 1월 대구일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후 4년여만에 현대차에 합격했다. 중간에 부산에 이름 있는 타 대기업에 근무했지만 평소 품었던 자동차 회사 입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재도전을 한 것이다.김 씨는 “기계를 만지고, 자동차 내부를 들여다보는 게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적성에 맞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채용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건 현대차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기술직 공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처음으로 공개 채용에서 기술직 여성 인력을 선발해 주목도를 높였다. 현대차 기술직은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인기가 상당히 높다.
이번 현대차 1차 생산직 공채 합격자들은 지난 7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경주캠퍼스에서 현장 근무를 위한 교육에 들어갔다. 교육에 참여한 전체 합격자는 185명이고, 이 가운데 여성이 6명이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공장에서 근무할 기술직을 올해 400명, 내년 300명으로 총 700명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조만간 올해 2차 합격자 215명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 기술직 30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경주 서대현 기자, 서울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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