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서호철 잃은 NC, ‘거제 아레나도’에 쏠리는 시선
NC 최보성(25)은 지난 주말 꿈 같은 이틀을 보냈다. 지난 5일 키움전에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고, 시즌 첫 안타를 때렸다. 3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과시한 그는 이튿날 키움전에는 5타수 3안타로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 경기 3안타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최보성은 2018년 드래프트 2차 7라운드 전체 69순위로 NC에 입단했다. 해군 일반병으로 2020년 병역을 마쳤다. 제대 후 2021년 1군 데뷔했지만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그해 14타석이 전부였고, 지난해는 통으로 2군에서 보냈다. 올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할을 치면서, 1군 부름을 받았지만 별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이틀간 5안타가 어쩌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잡은 기회일 지도 모른다.
그저 2경기일 뿐이지만, 그조차 거저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달 말 1군에 다시 합류한 이후 최보성은 꾸준히 실전을 준비했다.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살폈고, 매일 경기가 끝나면 김주원·김한별·최정원 등 다른 젊은 야수들과 훈련장에 남아 방망이를 휘둘렀다. 과거 영상을 많이 돌려봤고, 코치들에게 들러붙어 열심히 조언을 구했다. 최보성은 통화에서 “(윤)형준이 형, (서)호철이 형이 타격 훈련하는 걸 열심히 지켜봤다. 잘 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 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다 두려고 신경을 썼고, 왼쪽 어깨가 열리는 버릇이 안 나오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최보성은 “코치님이나 선배들이 잘 할 수 있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특히 (박)건우 형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NC는 올 시즌 히트작 서호철을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잃었다. 앞으로 3주가량은 그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최보성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우투우타에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최보성이 꾸준히 활약만 해준다면, 서호철의 빈 자리를 채우는데 맞춤형 자원이다.
최보성은 “지금 타격감이 좋으니까 계속 이어나가고 싶고, 특히 수비에서 실수 없이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보성이 처음 이름을 알린 것도 수비다. 2021시즌 3루수로 호수비를 펼치자 당시 방송 해설 중이던 허구연 KBO 총재가 ‘거제의 아레나도’라는 별명을 붙였다. 중학 시절 거제에서 야구를 한 최보성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 놀런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처럼 수비를 잘한다는 뜻이다. 팀에도 본인에게도 중요한 시기, ‘거제의 아레나도’가 자신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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