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부산은 이미 '폭풍전야'…힌남노 피해 흰여울마을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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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가운데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들 부산의 '섬' 영도 주민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오전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 영선2지구 급경사지.
지난해 9월 힌남노 태풍 땐 흰여울문화마을 산책로 바닥 타일이 깨져 올해 봄이 되어서야 복구를 마쳤다.
흰여울문화마을 바로 뒤편에 위치한 영선아파트 주민들도 태풍이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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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무너진 노후 아파트 외벽 1년째 방치…주민들은 하나둘 피신
(부산=뉴스1) 노경민 박상아 기자 =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가운데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들 부산의 '섬' 영도 주민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오전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 영선2지구 급경사지. 이곳은 2018년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사면이 붕괴돼 2020년 2월 붕괴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부산의 붕괴위험지역 7곳 중 유일하게 최하위 등급인 'E등급'으로 선정된 곳이어서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만 되면 안전위험 우려가 커지는 곳이다. 지난해 9월 힌남노 태풍 땐 흰여울문화마을 산책로 바닥 타일이 깨져 올해 봄이 되어서야 복구를 마쳤다.
유명 관광지의 이면에 가려진 안전사고의 공포는 매년 태풍 때마다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흰여울마을 주택에서 65년째 거주 중인 A씨(90)도 이번 태풍 때 약한 지반이 무너지지 않을까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A씨는 "작년 태풍 이후로 이중창을 설치했지만, 올해도 피해가 생길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잡화점 상인 B씨는 "내일부터 장사를 잠시 쉴 예정"이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절영로를 따라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에서 화분을 정리하던 한 어르신은 "할 수 없지 뭐"라고 말하며 태풍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영도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어르신들 집을 방문하고 있다"며 "여름마다 언제라도 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전에 흰여울문화마을 카페 공사 중 도로가 무너져 한동안 차량이 통제된 적이 있었다"며 "당시에 도로 안을 살펴보니 흙이 거의 없고 비어 있을 정도로 지반이 위험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16년 태풍 '차바'가 상륙했을 때는 흰여울문화마을 테트라포드가 산책로를 덮쳤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급경사지 일부가 옹벽으로 돼 있어 강풍을 이기지 못할 경우 낙석 위험도 크다.
구는 내년 5월까지 영선2지구 급경사지 위험지역의 낙석 피해 등을 막기 위해 지반 안전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급경사지에는 나무와 흙이 담긴 포대 자루로 가득하다.
흰여울문화마을 바로 뒤편에 위치한 영선아파트 주민들도 태풍이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이 아파트에는 시설 노후화 및 자연재해 피해로 대다수 주민들이 떠나 4명밖에 살지 않는 곳이다.
지난해 힌남노 태풍 피해로 붕괴된 아파트 외벽은 1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외벽 아래 떨어진 잔해 주변에는 '출입금지' 안전띠가 설치돼 있어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집중호우가 내렸을 땐 하수도가 역류하면서 이웃집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집안에 물이 새 딸 집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아파트에 40년째 사는 C씨(84·여)는 "비만 오면 배수로에 물이 차 올라 집안 곳곳에 빗물이 새어 들어온다"며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이제 남은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과 인접한 남해동부앞바다는 9일 오후를 기해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될 예정이다. 부산은 당일 밤에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된다.
부산지역 최근접 예상 시간은 오는 10일 오전 10시쯤일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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