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체험·탐방에 지역 알리기”…잼버리 대원 맞이에 분주한 지자체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에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서울과 경기, 인천. 충청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각 자치단체마다 대원들을 위한 관광과 탐방·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분주하다. 그러나 태풍 ‘카눈’이 북상하는 데다 급조된 프로그램들이어서 호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20개 시·군의 64개 숙소에서 88개국 1만3568명의 대원들이 체류한다고 8일 밝혔다. 대원들은 대학 기숙사와 민간 연수원, 공공기관 교육시설 등에서 머물 예정이다.
경기도는 대규모 인원이 도내 숙박 시설에 분산 수용됨에 따라 ‘잼버리 대원 체류지원 TF’를 구성했다. TF는 숙소·의료·식사·문화체험 등 5개 지원반으로 꾸려지고, 체류 기간 대원들에게 지역별 특색에 맞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1300명의 잼버리 대원이 머무는 수원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등을 둘러보는 관광프로그램과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예절체험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경기도립박물관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한 안보관광 프로그램 등도 준비 중인데 태풍 북상으로 실외 활동이 어려울 수 있어 일단 실내 프로그램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5일 조기 퇴영한 영국 참가단과 1060명과 이날 새만금에서 철수한 27개국 3257명 등 4317명이 체류한다. 인천시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인천시는 대원들의 심신 안정을 위해 각 숙소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고, 민원사항을 처리하기 위한 데스크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소방인력도 대기하도록 했다.
또한 대원들에게 인천을 알리기 위해 송도G타워 홍보관과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센트럴파크 등 야간 관광투어와 시티투어 등 관광 프로그램은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이날 영국 대원들을 위해 송도국제도시와 세계문자박물관, 송도 현대아울렛을 둘러보는 무료 시티투어를 운행했다. 인천시는 애초 180명이 탑승할 것으로 보고 버스 3대를 준비했으나 탑승자는 27명에 불과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스카우트 대원들은 자율적으로 준비하고, 운영하는 것 같다”며 “영국은 대원들 모두에게 교통카드를 지급해 각자 공항철도를 타거나 버스를 이용, 서울로 이동해 쇼핑과 관광을 즐기고 있어 자치단체가 제공한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12일까지 머물 3210명을 위해 ‘서울시 잼버리 대책본부’를 꾸렸다. 서울시는 대원들을 위해 문화 시설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당초 광화문광장 물놀이장과 남산·북악산·인왕산 트래킹 등 여름 축제, 야외 행사를 대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나 태풍 북상으로 실내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에 오후 6시 문을 닫았던 서울시립미술관·역사박물관·공예박물관 등은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남산골한옥마을과 운현궁, 한성백제박물관은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해외 참가자들이 전시 해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외국어 음성 안내기와 QR안내 등도 준비할 방침이다.
서울광장에는 각국 잼버리 대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부스를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잼버리 활동 목표 중 하나인 세계 청소년들 간의 우정 교류의 장을 만들어 새만금 야영장에서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대전에 온 브라질 1080명, 베트남 320명 등 1400명을 대상으로 과학의 도시 대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과학관, 대전엑스포 아쿠아리움 등을 방문해 과학을 배우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불가리아 대원 37명에게 스포츠 클라이밍과 전통음식 만들기, 입체(3D)프린팅 체험, 연등 만들기, 사찰음식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집라인과 스카이바이크 등 익사이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석탄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석탄산업을 엿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공주 공산성, 무령왕릉, 왕릉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문화유적, 부여 백제문화단지 등 충남의 역사·문화와 연계한 18개 관광·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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