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 믿고 밤샘 등반하다 구조요청까지… 日 후지산에 무슨 일이
’밤샘등반’ 시도했다가 구조 요청 사례 급증
일본 인기 관광지인 후지산이 산장(山莊)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역 방송 UTY 등이 7일 보도했다. 코로나 비상사태 해제와 엔저(低)가 겹쳐 일본 최고봉(해발 3776m)인 후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등반객들의 휴식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산장이 인력난 등으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환경부에 따르면, 등반로가 개장한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후지산 등산객은 약 4만2000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1.4배였다. 초보자들에게 인기인 산 북측 ‘요시다 루트’는 하루 방문객이 2000명을 웃돌아, 작년 이맘때의 세 배에 달했다고 한다.
등반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이들이 머무를 산장 부족으로 조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숙박업계는 코로나 때 떠난 직원들이 돌아오지 않아 인력난에 부닥쳤고, 상당수 업체가 객실 가동률을 낮추면서 관광객들의 ‘숙소 예약’ 경쟁이 불붙은 상태다. 이 때문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무턱대고 ‘밤샘 등반’을 시도한 이들이 산 중턱에서 길을 잃거나 부상을 입는 소동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60명 안팎의 등산객이 기온이 한 자릿수인 한밤중에도 매일 산 한복판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닛테레뉴스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반팔·반바지 차림으로 후지산을 오르려던 미국인 관광객이 “길을 잃었다”며 소방에 도움을 구했다.
후지산이 있는 시즈오카현 당국엔 지난달 10~31일 등산객 소방 구조 요청이 31건 접수됐다. 63일 동안이었던 작년 개장 기간(7월 10일~9월 10일) 접수 건수(51건)의 60.8%가 22일 만에 접수된 것이다. 야마나시현 등 후지산과 접한 또 다른 도시의 구조 요청 접수 건수를 포함하면 실제 사례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야마나시현 당국은 하루 후지산 방문객이 4000명을 넘을 경우 산 중·후반부 지점부터 등반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닛테레뉴스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등산로 입구와 산 중턱을 오가는 왕복 1만엔(약 9만2000원)의 ‘등산 철도’ 설치 사업 예산이 최근 야마나시현 의회를 통과했다. 환경 보전을 위해 4년 전부터 구상한 사업인데, 최근 급증한 등반객 수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데도 한몫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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