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처 걱정했지만" 성소수자들이 OTT서 '현실 사랑' 용기 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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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종영한 성소수자 연애 리얼리티 웨이브 오리지널 '남의 연애2'에선 두 커플이 탄생했다.
그중 '준성호'(이준성과 신성호 커플을 부르는 애칭)는 단연 화제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본보와 만난 이준성(28)과 신성호(25) 커플에게선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의 설렘과 편안함이 함께 느껴졌다.
두 사람을 연결해 준 '남의 연애'는 지난해 시즌1 방영부터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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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 만나고 있어요" 6개월 '현실 커플'
"예쁜 연애 담았지만 가짜 아닌 진짜 알아주길"
지난 4일 종영한 성소수자 연애 리얼리티 웨이브 오리지널 '남의 연애2'에선 두 커플이 탄생했다. 그중 '준성호'(이준성과 신성호 커플을 부르는 애칭)는 단연 화제였다. 준성은 초반부터 룸메이트인 성호에 직진한다. 성호는 다른 출연자(선우)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결국 준성에게(성호의 표현대로) 스며든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본보와 만난 이준성(28)과 신성호(25) 커플에게선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의 설렘과 편안함이 함께 느껴졌다. 신성호는 "처음엔 형의 관심을 못 본 척했었는데 '데이트하자'고 하는 말이 설레 점차 마음이 기울었다"고 했다. "최종 선택 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는 이들은 6개월 차 '현커'(현실커플)다.
두 사람을 연결해 준 '남의 연애'는 지난해 시즌1 방영부터 화제였다. 게이(남성 동성애자)의 연애를 다룬 프로그램은 낯설게 여겨졌다. 한국 사회 분위기가 성소수자에 우호적이지 않은 탓에 장소 섭외마저 난항을 겪는 등 제작도 쉽지 않았다. 제작진의 부담도 컸다. 김홍미 메인작가는 "출연진이 마치 성소수자의 대표처럼 여겨지는 것을 경계했고, 한 사람의 인생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편집 등을 세심하게 조율했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출연진의 마음은 어땠을까. 오히려 두 사람은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받을 상처가 걱정이었다. 두 사람은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인정해 주는 지인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으며 지내왔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을 아는 지인들이 "잘 살고 있는데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지 않느냐"는 걱정을 먼저 건네기도 했다.
이준성은 10대 때 자신의 성적 지향을 우연히 알게 된 어머니와 큰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준성은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부모님에게 물었더니 '우리가 인정을 안 하면 어쩌겠느냐'고 하시더라"면서 "시간이 필요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출연을 알렸을 때도 "후회를 하더라도 출연하고 감당해 보고 싶다"던 그를 믿어줬다.
이제 두 사람은 현실 연애에 발을 디뎠다. 삼각관계를 형성했던 '선우'의 이야기가 나오자 묘한 기류가 형성되는 것은 그대로였다. "주변에서 '선우 형이랑 잘 됐어야지' 한다"는 신성호의 농담에 "아직도 (성호가) 선우 형을 좋게 보고 종종 만나더라"라고 이준성이 답하는 식이다. 여느 커플처럼 싸울 때도 있지만 서로 맞춰나가려 노력하고 있다는 이들은 "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사이가 더 좋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성은 "프로그램이 예쁘게 만들어진 건 있지만 예쁘게 만들어진 것이 전부 가짜는 아니라는 건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두 사람은 팬들이 기대하는 '커플 유튜브' 등 향후 활동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남의 연애'는 최근 시즌3 제작에 들어갔다. "덕분에 커밍아웃을 했다", "고맙다" 등과 같은 성소수자 당사자의 반응을 알고 있기에 제작진도 "허투루 만들어선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김 작가는 "여러 시즌을 제작해 다양한 유형의 출연진을 통해 '성소수자는 이렇더라'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성소수자도 우리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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