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실 책임' 여야 충돌 속 자성론 고개 "안전에 매진해야"

문창석 기자 2023. 8. 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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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기반시설, 문 정부 역할"…야 "대책없이 남 탓만" 연일 공방
정쟁 말자는 자성도…"정치공세 대신 안전 매진해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에서 대회 참가 대원들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다. 2023.8.1/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준비 미흡과 부실 운영 논란이 일고 있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놓고 여야가 각각 '전임 정부의 실책'과 '현 정부의 부실 준비'를 주장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만간 국회에서 서로의 잘못을 따지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나친 정쟁 대신 성공적인 대회 마무리에 끝까지 집중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휴회기 종료 직후인 오는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잼버리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도 잼버리 관련 예산집행 내역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일정을 협의 중이다.

여야 모두 잘못한 점을 따지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방향은 다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7년 8월 잼버리의 새만금 유치가 확정됐다는 점을 들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개최지인 전북의 전현직 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인 점도 공격 지점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잼버리의 기반 시설은 문재인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반성이 나오는 데도 야당은 연일 현 정부를 공격하는 데만 혈안"이라며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회 개최 시점의 책임자인 윤석열 정부의 운영 미숙 탓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는 개최지를 따낸 후 큰 틀에서 설계했을 뿐, 대회를 실질적으로 관리·운영한 현 정부가 부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특히 전임 정부가 준비한 평창올림픽을 이어받은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폭염이 예상됐고 문제가 예상되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니 (현 정부는)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대 책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성범죄 부실 대응을 이유로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전북지역 스카우트 대원들을 향해 "최악의 국민 배신"이라며 비판하자 이재명 당대표는 "이 분은 이런 게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대부분이 폭염 경보가 발효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계잼버리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다만 양당이 마냥 서로의 탓만 하는 건 아니다. 양측 모두 잼버리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한 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를 두고 정쟁을 벌이진 말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야가 싸움을 벌여도 외국인의 시선에선 어차피 똑같은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 임기가 5년인 우리나라에선 사업이 여러 정권을 거쳐 갈 수밖에 없다"며 "이게 정치 공방으로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 간의 책임 떠넘기기, 네 탓 공방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당의 실책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전북도, 현 정부까지 전체를 성역 없이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잼버리는 지금 권력의 책임"이라며 "지난 정부 탓을 하려면 이때까지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제3지대'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이건 (국정조사를) 할 만하다"며 "국격을 훼손하는 데 일조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등 국정조사감"이라고 말했다.

일단 남은 대회를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는 여야 모두 동의하고 있다. 김기현 당대표는 "지금은 자해적 정치공세를 멈추고 청소년들의 안전을 높이는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참가자들이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해달라"며 "민주당은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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