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경영' 강조했지만 '부정 제보' 늘었다…왜?

동효정 기자 2023. 8. 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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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라이언스 제보 지난해 1098건·부정제보 999건
도입 초기 내부고발성 '휘슬 블로잉' 현상 등 발생
"제보 사례 바탕으로 경영 목표 실현해야 준법경영 완성"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7.07. jhope@newsis.com

"투명한 준법 경영과 ESG(환경·책임·지배구조)에 적극 동참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15 광복절 복권 직후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와 처음 면담하며 강조한 말이다.

이 회장의 복권과 회장 승진 이후 삼성의 준법 경영에 명과 암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재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전자 및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독하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 제2기를 운영하고, CEO 직속 조직인 전사 컴플라이언스팀을 가동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삼성 안팎에서 컴플라이언스 제보와 부정 제보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 삼성의 준법 경영이 초기 단계로 제도 정착을 위한 장기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삼성 속 준법경영·윤리의식 안착 위해 관리체계 강화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하지 않았던 이 회장은 지난해 복권 후 삼성 속에 준법 경영과 윤리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CEO 직속 조직인 전사 컴플라이언스 팀을 운영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팀은 준법 경영을 위한 IT 시스템 CPMS(Compliance Program Management System)를 운영 중이며, 부패방지, 공정거래 등을 담당 부서와 협업하며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준법지원인(COO)이 속한 컴플라이언스팀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2020년 정기 인사 후 조직 개편을 거쳐 법무팀에서 분사됐다.

준법지원인은 상법상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과 관련해 위법 사항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준법지원인 모든 이사회 및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회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 준법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임직원 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포상 제도를 도입했다.

임원 평가에서는 준법 항목의 중요도를 높이고, 조직 평가에도 준법 항목을 신설했다. 준법문화 조성에 기여한 임직원이나 단체에는 CEO가 직접 포상(SEC Annual Awards)도 진행한다.

삼성은 준법·윤리 경영을 위한 최고경영진 교육뿐 아니라 전 임직원(계약직·시간제 포함)을 대상으로 반부패 내용이 포함된 컴플라이언스 교육과 부정 예방 교육을 연 1회 실시하고, 추가적으로 파견직(행정사원)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교육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3.07.27. mangusta@newsis.com

'휘슬블로잉' 현상에 컴플라이언스·부정 제보 급증

하지만 이런 준법 경영 조치에도 불구, 회사 안팎의 '컴플라이언스 제보'와 '부정 제보'는 이번보다 더 늘어났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준법경영 사이트 집계 기준 컴플라이언스 제보는 지난해 10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549건)과 비교해 2배다.

준법위에 따르면 컴플라이언스 제보는 위원회 홈페이지 및 외부의 익명제보 시스템을 통해 제보를 받고 있다.

위원회는 주로 관계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에 관한 신고 및 제보를 처리하고 있다. 특히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를 인지한 경우 직접 사안을 조사하거나, 관계사 준법지원인에게 조사 후 결과를 보고하거나 시정 조치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반부패 법규 위반 행위와 관련해 삼성전자 윤리경영 사이트를 통해 제보를 받는 부정 제보 역시 2020년 728건에서 2021년 929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999건으로 1000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접수된 부정제보 999건 중 불공정한 업무처리나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 및 비리 사실과 관련된 제보는 2020년 11%, 2021년 12%, 2022년 13%로 매년 1%포인트씩 증가세다.

조직 내 준법문화 강화 위해 임원 평가에 준법항목 중요도를 높이고 조직 평가에도 준법 항목을 신설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 관련 제보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초기 단계 '양날의 검' 시기 지나야 궁극적 준법경영 완성

전문가들은 준법경영은 단기간에 인식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이 준법경영 본연의 취지에 맞게 실행하려면 목표를 세우고 컴플라이언스 전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도입 초기에는 내부 고발성의 이른바 '휘슬 블로잉’(whistle blowing)' 현상 등으로 삼성의 사례처럼 내부 고발이나 부정 제보가 많아져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경영 개선 방향이 확실해질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컴플라이언스 관리 체계의 강화로 법규 위반 등의 위험 등을 낮추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강화하지만 이는 도입 초기에는 양날의 검"이라며 "공익제보로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하거나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어 기업들이 조사나 공개를 꺼릴 정도"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기업의 경영철학을 준법경영으로 잡았다면 문제가 된 부분을 개선하고 연간 리포트나 공지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에게 적극 개선된 부분을 알리는 등 경영 목표를 분명히 하면 궁극적으로 준법경영을 완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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