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서울형 감리’ 도입해 부실공사 막는다… “권한 강화·감리비 직접 지급”

오은선 기자 2023. 8. 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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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위례신도시 포레나송파서 기자설명회 개최
“LH, 기본형 건축비 감리비보다 2배 이상 지급하고도 사고”
‘서울형 감리’로 감리업주가 대가 가로채지 못하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형 감리’ 도입으로 건설현장의 감리 권한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의 기본형 건축비에 따른 감리비 비율보다 2배 이상의 감리비를 지급하고, 지급 방식도 민간 업체를 통해서가 아닌 SH가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8일 오전 송파 위례신도시 A1-5BL(포레나송파) 분양원가 공개 기자설명회에서 김헌동 SH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은선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8일 오전 송파 위례신도시 A1-5BL(포레나송파)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기자설명회에서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잡혀가는 사람이 감리인데, 책임은 가장 크게 지어야하지만 권한은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SH는 ‘서울형 건축비’ 제도 안에 서울형 감리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형 건축비는 서울시가 고품질, 고성능 자재를 도입했을 때 실질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분석한 건축비다. 이에 맞춰 서울형 감리 제도도 도입, 감리 권한을 확대하고 감리 대가를 중간 업주가 가로채지 못하도록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재개발·재건축 현장, 공공주택 건설 현장 모두 구청장이나 LH, SH 등에서 각각 감리자를 뽑지만 감리의 대가는 시행사에서 지출돼 시공사가 지급하고 있다”며 “뛰어난 기술을 가진 감리자라면 충분한 대가를 직접 그분이 받아갈 수 있도록, 감리업주가 대가를 가로채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정하는 기본형 건축비 기준에 따르면 감리비 비율은 총 공사비의 0.84% 수준이다. 1%도 채 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는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해 공사비의 2.98% 수준의 감리비를 지급한다.

김 사장은 LH가 기본형 건축비에 따른 감리비 비율의 3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고도 감리 역할의 부재로 인천 검단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났다고 봤다. 그는 “LH 감리 용역을 민간 감리업체가 따내려고 로비하다 전관예우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감리는 아파트 수분양자들을 대신해서 가서 철저하게 감독하라고 보내진 사람들인데 감리가 없으면 건설회사도, 공무원도 서로 편하다는 인식 때문에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감리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건설 이권 카르텔이 깨지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송파 위례신도시 A1-5BL(포레나송파)의 분양원가는 3.3㎡당 1236만원이다. 택지 조성원가는 3.3㎡당 535만원, 건설원가는 701만원으로 이 둘을 합한 값이다. 전용면적 84㎡의 분양원가는 4억800만원이다. 3.3㎡당 분양가 1989만원에서 분양원가를 제외하고 계산한 분양 수익률은 37.9%다.

8일 위례신도시 포레나송파 지하주차장의 조사 현장. /오은선기자

김 사장은 “건설 이권 카르텔을 부수는 방법은 분양원가를 포함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인데 국토부와 LH 모두 SH의 제안에 화답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공개가 투명하게 되지 않으니 지금은 아무도 LH 아파트에 철근이 몇 개 빠졌는지 왜 빠졌는지 누가 빼먹었는지 빼먹은 철근은 어디갔는지 알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LH 등 다른 주택공사들이 SH와 비슷한 건축비로 공공주택을 지었지만 분양가는 더 비싸고, 최근 사고 등으로 품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SH는 더 좋은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다 짓고 나서 파는 ‘후분양’을 선택했다”며 “후분양제와 더불어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간 돈이 얼만지 분양원가까지 모두 공개하기 때문에 피해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SH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현장조사 현장도 공개했다. 앞서 SH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8곳의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지하주차장의 현장조사는 끝낸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서류검토를 모두 마치고 현장조사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기둥 위에 ‘드롭판넬’이 있는 무량판 구조는 보기에도 안정적이고 기둥만으로 지지하는 것보다 펀칭전단(외부 하중에 저항하지 못하고 부재면이 절단되는 현상) 현상 방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드롭판넬이 있는 무량판 구조 특징 /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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