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돈도 못 받네...부과 않은 과태료·변상금 '줄줄'

감사위, 제주도·양 행정시 등 세외수입 허술 지적
규정 위반해도 과징금·이행강제금 등 미부과 '수두룩'
공유재산서 농사 짓고 건물 지어도 변상금 부과 안 해
이의 신청 없었는데도 과징금 50% 감면해 부과
압류재산 존재 확인해도 '어물쩍'거리다 못 받아
"행정 신뢰성 확보 위해 엄정·공평 처리 필요"

감사위원회가 제주자치도 등의 과태료나 과징금, 변상금 부과 행정처분 관련 업무가 소홀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규정을 위반해 마땅히 부과해야 할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가 하면, 별도의 이의신청이 없었는데 애초부터 과징금을 절반만 부과하는 등의 사례가 수두룩했다는 지적입니다.

8일 제주자치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자치도, 제주시, 서귀포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세외수입 관리실태에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감사는 제주자치도 소속 150여 개 담당부서에 대해서, 2019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방행정제제, 부과금 등 지방세외수입 업무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지방세외수입'은 일반적인 조세나 공채 이외에 지방정부에서 거둘 수 있는 세수입으로 과징금이나 과태료, 이행강제금, 변상금 등이 있습니다.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한 비교적 자유로운 영역으로서 지방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확대·개발이 쉬워 중요한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감사 결과, 시정 8건, 주의 8건, 통보 8건 등 모두 24건의 행정상 조치와 함께 1,800만원의 재정상 조치를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제주자치도와 제주시 구좌읍 등 9개 관서는 소관 공유재산 180개 필지에서 밭작물 경작이나 목토 재배를 하거나 주택, 창고, 비닐하우스 등을 짓는 등 무단 점유가 이뤄져 행정절차법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부과하지 않은 변상금 금액이 1억 8,2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전기공사 사업체의 기술능력과 자본금 등 등록기준에 미달한 사업체 4곳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임의로 과징금을 50% 감액했습니다. 관련 규정상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그 이유가 타당하면 감액이 가능하지만, 이들 4개 업체는 별도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시의 경우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자 등에 대한 과태료 부과 업무와 관련해 과태료 체납자에 대한 재산 압류조치를 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2022년 1월 17일부터 1년간 관련 건으로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 383명에 대해 6,100여만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 절차를 진행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규정 위반 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아 결손처리된 사례도 지적됐습니다.

제주시는 체납자 2명의 예금 1,940여만 원을 압류한 상황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사유로 결손 처리했고, 다른 체납자 2명이 재산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압류요청을 하지 않다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결손처리한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서귀포시는 1,300만원 상당의 체납한 체납자 2명에 대한 재산 조회를 했음에도 압류조치를 하지 않아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돼 징수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외에도 개발사건과 과련한 개발부담금 부과 업무에 대해서 개발사업 인·허가 사항을 일선 부서가 총괄부서로 통보하지 않았거나, 총괄부서에서 이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지 않는 등의 사례가 14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개발부담금 부과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감사위원회는 "제주자치도 세입에서 '지방행정제재·부과금 등'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과태료 부과 등의 업무는 일선 행정에서 공권력을 행사해 도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행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엄정하고 공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해당 업무는 150여 개 담당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처리하고 있고, 담당 직원의 전문지식이 부족해 체계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체납 업무만이라도 통합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