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반도체 신사업 속도…OCI, 영업익 1조 가능할까
인적 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 및 주주 원성은 숙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 3월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OCI가 반도체 소재 및 배터리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태양광, 반도체, 배터리를 3각 편대로 구성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꼼수 분할' 논란은 이우현 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인적 분할이 이 회장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도구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불식시킬 방안을 내놓느냐도 관심거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5월1일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존속법인)와 OCI(신설법인)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기존 주주들은 인적분할에 따라 신설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받았다. 분할 비율은 OCI홀딩스 69%, OCI 31% 수준이다.
OCI는 올해 연말까지 지주사 전환을 끝낼 계획이다. 먼저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OCI홀딩스가 보유한 OCI 지분을 최대 45% 수준까지 늘리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성립 요건도 충족시킬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태양광·반도체·배터리 전문성 강화 추진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사업과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신설법인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전담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
태양광 사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입을 제한하며 OCI 홀딩스가 반사 수요를 누릴 수 있어서다.
OCI는 지난해 미국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모듈 공장 생산능력을 기존 210㎿에서 1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지원 혜택 뿐 아니라 미국 태양광 수요에도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반도체와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 사업도 본격화한다. OCI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능력은 4000톤 수준으로 올해 하반기 2500톤을 증설하고 장기적으로 1만2700톤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첨단소재 전문기업인 도쿠야마와 협력도 강화한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1만1000톤 규모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반제품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위해선 포스코퓨처엠과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했다. 피앤오케미칼은 오는 9월부터 1만5000톤 규모로 음극재의 중간소재인 고연화점 피치(HSPP)를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극재를 생산하는데 필수 소재인 가성소다는 군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국내 전구체 공장에 공급하는 한편 향후 말레이시아에 연산 10만톤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인적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 및 주주 원성은 숙제
업계 일부에선 올해는 이 목표 달성이 힘들더라도 신사업이 안착되는 2025년 이후부터 매출 5조원 돌파 및 영업이익 1조클럽 가입 등 본격적인 실적 상승을 보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인적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 및 주주들의 불만은 이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신사업 강화를 위해 회사를 분할했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일각에선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인적분할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 회장이 인적분할을 활용한 지주사 전환으로 세제 혜택을 누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는 지주사로 전환한 기업에 현물출자 양도차익 과세 이연 특례를 적용하는데 이 회장이 이를 노리고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선 사업 강화보다는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인적분할을 택했다는 불안감이 주가에 반영돼 OCI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 미만인 경우 현물출자 유상증자 시 일반주주들이 OCI홀딩스 공개매수에 참여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일반 주주들이 자회사 지분을 OCI홀딩스로 교환할 당위성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OCI홀딩스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추가로 내놓아야 할 조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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