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국, EPL...'PSG 이적 요청' 네이마르, 예상 행선지는?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네이마르를 쉽사리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은 없다.
프랑스 '레퀴프'는 8일(한국시간) "네이마르는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고 싶어 한다. PSG의 네이마르는 구단 경영진에게 이번 여름 파리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비롯한 복수 매체도 "네이마르는 PSG에 이번 여름 떠나고 싶다고 알렸다. 네이마르는 PSG가 새롭게 팀을 구성함에 따라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핵심 선수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PSG는 2011년 카타르스포츠투자청(QSI)이 인수한 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왔다. PSG가 유럽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이목을 끈 첫 사례가 바로 네이마르 영입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와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가고 있던 네이마르를 2억 2200만 유로(약 3204억 원)에 영입했다.
2017년부터 네이마르는 PSG에서 활약하면서 173경기 출전에 그쳤다. 118골 77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숫자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지만 끊이지 않던 부상으로 인해 매 시즌 절반 가까이를 재활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4시즌 동안 186경기를 뛰었던 바르셀로나 시절과 매우 비교된다.
PSG는 프랑스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럽대항전 성적은 초라했다. 2019-20시즌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랐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해당 시즌을 제외하고 네이마르와 PSG는 UCL 결승까지 가본 적이 없다.
네이마르의 개인적인 수상도 초라해졌다. 2015, 2017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위대한 선수였던 네이마르는 2018년부터 발롱도르 성적이 추락했다. 2018년은 12위, 2019년은 최종 3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시상식이 취소됐다. 2021년은 16위에 올랐지만 2022년에는 또 한번 최종 30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때 메시-호날두 다음 가는 슈퍼스타였던 네이마르한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네이마르는 약 3주 전 유튜브 채널 'Que Papinho!'에 출연해 "나는 PSG에 남길 희망한다. 나는 구단과 계약이 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아무도 내게 어떠한 말도 해주지 않았다. 팬과 선수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나는 PSG에 있을 것이다"며 PSG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줬지만 결정을 번복했다.
일본과 대한민국을 다녀온 아시아 투어를 끝낸 뒤 프랑스에 돌아와 에이전트와 대화를 나눈 뒤 PSG를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PSG도 2022년 여름부터 네이마르 매각을 원했기에 지금도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네이마르를 매각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네이마르의 이적 요청 소식이 등장한 후 "네이마르가 떠나야만 한다면 선택지는 사우디아라비라 리그, 혹은 다른 중동리그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리오넬 메시를 따라서 미국프로축구리그(MLS)로 향하거나 프리미어리그(EPL)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마르는 자신을 영입하려 했던 첼시와의 오랜 연결고리가 있었지만 현재 구단주가 아직도 그를 원하는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첼시와의 이적설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첼시는 아직도 네이마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PSG 내부 정도에 능통한 프랑스 'RMC 스포츠'의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는 8일 개인 SNS를 통해 "네이마르의 측근은 첼시와의 연락을 끊지 않았다. 네이마르한테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마르가 PSG에 잔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는 네이마르의 천문학적인 연봉 때문이다. 현재 EPL 최고 연봉자로 알려진 케빈 더 브라위너의 연봉이 2080만 파운드(약 348억 원)다. 네이마르는 PSG에서 연봉으로만 2500만 파운드(약 418억 원)를 수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상권 및 보너스 조항을 모두 추가하면 더 높다는 이야기다.
400억이 넘는 수준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은 EPL에도 많지 않다. 1992년생인 네이마르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여전히 전성기를 구사할 수 있는 나이는 맞지만 제일 문제시되는 건 매 시즌 절반 이상을 누워있는 내구성이다. 프랑스 리그만큼이나 거친 EPL에서 네이마르가 얼마나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본인도 장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돈이 많은 EPL 빅클럽들도 현실적이지 못한 네이마르 영입이라서 사우디행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네이마르의 연봉과 이적료 모두 감당 가능한 재정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킬리안 음바페는 연봉 총액 7억 유로(약 1조 110억 원)까지도 제안을 받았다. 사우디라면, 그리고 선수가 네이마르라면 돈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사우디행을 받아들일지는 변수가 남아있다. 전성기의 마지막을 구사할 수 있는 슈퍼스타가 쉽사리 사우디행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원래 네이마르가 원했던 행선지는 자신이 최고 슈퍼스타로 성장했던 바르셀로나였다. 네이마르는 PSG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뒤 꾸준히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해왔다. 그때마다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서 불발됐는데도, 친정팀에 대한 복귀를 열망했다.
지금도 네이마르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스카이 스포츠'는 "네이마르는 이상적으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네이마르가 원하는 목적지"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 스포츠'는 "재정적으로 바르셀로나가 네이마르를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이적시장 전문가인 스페인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 또한 "네이마르는 PSG를 떠나고 싶어하고, PSG도 네이마르가 나가길 원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네이마르를 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바르셀로나 복귀는 거의 배제됐다. 실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네이마르한테 더 힘을 실어주는 선택지는 MLS다"고 전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Que Papinho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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