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텐잠머 "번스타인 음악으로 불꽃 같은 축제…韓관객 열려있죠"
주제는 미국 작곡가·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클래식 음악계 전설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을 택한 건 완벽한 선택이에요. 저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음악을 즐기길 바라죠. 새로운 축제의 시작인 만큼 기쁜 마음으로 불꽃 같은 축제를 만들고 싶어요."
롯데콘서트홀의 여름음악축제인 '클래식 레볼루션'의 새로운 예술감독을 맡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가 올해 주제로 '레너드 번스타인'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오텐잠머는 현재 베를린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축제로 만들기에 번스타인의 음악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 관객들에겐 따뜻하고 열려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미국 작곡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 음악 교육자로 20세기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음악가로 손꼽힌다.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축제엔 번스타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말러와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작곡가 중 한 명인 브람스 등 다양한 작곡가의 곡들도 조명한다.
첫날엔 경쾌한 리듬이 매력적인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를 터트린다. 함께 선보이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도 미국 경험을 담은 곡으로, 번스타인의 음악으로 연결하는 고리다.
또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18일 지휘자 최희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번스타인의 '불안의 시대'를 연주한다. 마지막 날엔 오텐잠머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하며 협연에도 나선다.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심포닉 댄스, 프렐류드, 푸가와 리프 등을 연주한다.
브람스도 이번 축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12일엔 지휘자 이승원이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브람스 교향곡 4번, 17일엔 이병욱이 이끄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특히 15일엔 오텐잠머가 피아니스트 윤홍천,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조진주, 첼리스트 한재민 등과 브람스 헝가리안 댄스 등 실내악 성찬을 펼친다.
오텐잠머는 "클래식 거장들이 지닌 개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번스타인은 뛰어난 작곡가다. 그의 고전 작품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재즈 음악도 선보인다. 재즈 빅밴드를 무대에 올렸을 때 어떤 멋진 파티로 보일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번스타인과 브람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민속음악이다. 번스타인은 미국의 민속음악과 재즈 등에 영감을 받았고 브람스는 헝가리 민속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헝가리안 음악을 넣은 건 제가 헝가리 혈통을 이어받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인 오텐잠머는 2011년부터 베를린필에서 활동했고, 최근엔 지휘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2020/2021 시즌에 아르메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자로 정식 데뷔했고, 2021년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지휘 아카데미에서 1등상인 네메 예르비상을 받았다.
1989년 오스트리아-헝가리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4세에 피아노를 배우며 일찍이 음악을 접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했고 2009년 베를린필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선발돼 하버드대 학업을 중단하고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음악은 늘 당연하게 제 주변에 존재했다. 적절한 때에 클라리넷이 제게 찾아왔고, 금방 실력이 늘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저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 형과 함께 클라리넷 실내악 연주를 한 경험이 가장 즐거웠다. 무엇이든 자신이 하는 걸 사랑하고 즐거움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번 축제에서 예술감독이자 지휘자, 연주자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 공통 분모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연주자, 솔로 연주자들이 최상의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것"이라며 "이 축제는 한국음악 현장이 세계 무대와 연결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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