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기회의 땅'에서 '절망의 땅'으로 변한 새만금
폭염, 비위생 등 준비 부족 구설수…태풍으로 마침표
[부안=뉴시스]최정규 김민수 윤난슬 홍연우 기자 =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던 새만금이 불과 1주일 만에 절망의 땅으로 변했다.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잇단 구설수에 오르면서다.
얼마 전 전북의 새만금은 이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축제분위기였다. 드넓은 땅에서 이차전지기업이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척박했던 새만금은 ‘기회의 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대회 전 폭우로 인해 침수 몸살
새만금의 좋았던 분위기는 지난달 말부터 바뀌었다. 계속되는 폭우에 잼버리 야영장 부지는 물에 잠겨 배수가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전북도와 잼버리 조직위는 배수펌프 100여대를 동원해 물을 빼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지난 1일 새만금 잼버리는 물이 고인 채 스카우트 대원들이 팔레트 위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이를 본 대원들과 학부모들은 “논밭에서 야영을 하는 꼴”이라고 SNS등을 통해 맹비난했다.
◇대회 시작하자마자 폭염 몸살
대회가 시작되자 침수에 이어 폭염이 새만금의 발목을 붙잡기 시작했다. 수 많은 잼버리 참가대원들이 무더위에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온열질환자는 대회 첫 날에 400명이 넘었으며, 개영식이 있던 지난 2일에는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두통,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 유형의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환자는 모두 139명이었다.
◇비위생적인 생활
잼버리 야영장 내부는 비위생의 끝판왕이었다. 화장실을 설치하면서 중고배변기 등을 설치했으며, 제대로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이들의 비판을 받았다.
화장지도 제대로 공급조차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샤워실 또한 천하나에 몸을 가려야하는 수치스러움은 전 세계인들의 비아냥거리로 전락했다.
◇곰팡이 핀 달걀에 부실배식까지
음식물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대원들에게 제공되는 음식물의 양은 현저히 적었으며, 대회 이틀째 지역연계프로그램을 떠난 일부 대원들에게는 부식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여기에 곰팡이가 핀 계란까지 지급했다. 전량 수거조치 됐지만 국제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에 GS25 편의점의 잼버리 대회 독점입점과 바가지 논란은 새만금 잼버리 부실논란에 불을 지폈다.
◇환자늘어나니 의료진·약품도 부족
무더위와 벌레물림 등으로 잼버리 병원은 북새통이었다. 밀려드는 환자들에 잼버리병원은 아비규환을 연상케 했다. 치료용 병상은 부족해 의자와 의자를 연결하거나, 테이블에 누워 치료를 받는 이도 있었으며,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를 빠르게 돌보지 못했다.
여기에 당초 확보한 온열질환치료인 노말셀라인(생리식염수) 등이 부족했으며, 환자진료기록 등 기록을 하는 병원시스템도 없어 주먹구구식 잼버리병원 운영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특히 전북의사협회의 자발적 의료지원도 잼버리 조직위 측이 “오랜 기간 있을 의료진을 원한다”면서 의료봉사도 거부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스카우트의 발원지 영국과 미국의 철수
K폭염과 미숙한 대회운영은 스카우트 발원지 영국대표단의 조기철수 결정에 한 몫했다. 영국은 4500여명을 파견한 새만금 잼버리 최다 참가국이었다.
영국의 철수에는 폭염과 비위생적인 영내 생활 등이 이유였다. 뒤이어 미국과 싱가포르 등도 같은 이유로 새만금 영지에서의 조기철수를 결정했다.
◇성범죄 주장에…미숙한 대응 도마위
전북연맹 비마이프렌드 관계자는 지난 6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연맹 소속 여성 지도자가 샤워를 하는 것을 외국인 남성이 훔쳐보다 발각됐다"며 "이와 관련, 조직위 측에 조치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마이프렌드는 사건을 조직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조직위는 적발된 외국인 남성에 대해 경고 조치하는 것에 그쳤다. 무엇보다 관계기관의 해명은 더 가관이었다. 조사를 담당한 세계연맹은 ‘성추행 등이 없었다’고 경고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여가부 장관은 ‘경미한 사안’, 조직위는 ‘문화적 차이’, 경찰은 ‘성범죄 성립이 어렵다’는 이유로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
뒤늦게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성범죄가 아닌 경찰수사에서 ‘건조물침입’으로 보고 받아 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살리려 했지만…태풍으로 사실상 조기종료
잼버리 부실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전 정권과 현 정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등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정치권의 주장이 펼쳐졌다.
하지만 전북지역의 민·관·기업 등이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움직였다.
생수와 의료약품, 의료진 지원, 화장실 지원 및 청소인력 보강 등이 이뤄졌다. 정상화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꾸면서 새만금 잼버리가 열리는 부안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오면서 정부와 조직위, 세계스카우트 연맹의 긴급대피 결정으로 남아있던 3만 6000여명의 대원들이 새만금을 모두 떠나면서 ‘새만금 잼버리’는 각종 논란을 남긴 채 사실상 종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cjk9714@newsis.com, leo@newsis.com, yns4656@newsis.com, hong15@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선거법 위반' 혐의 이재명, 1심서 의원직 박탈형
- "승차감 별로"…안정환 부인, 지드래곤 탄 트럭 솔직 리뷰
- '동방신기 출신' 시아준수, 女 BJ에 협박당해…8억 뜯겼다
- 가구 무료 나눔 받으러 온 커플…박살 내고 사라졌다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순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양광준 육사 후배 경악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