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돈 상반기 경상수지…'불황형 흑자' 우려는 계속(종합)

하상렬 2023. 8. 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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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6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6월 경상수지 58.7억달러 흑자, 두 달 연속 흑자
상품수지 39,8억달러·본원소득 48.5억달러 각각 흑자
수출 9.3%↓·수입 10.2%↓, '불황형 흑자' 우려 계속
"불황이란 내수 부진보다 IT부진·에너지 가격 약세 때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6월 경상수지가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두 달째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고, 본원소득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같은 회복세에 힘입어 상반기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한국은행 전망치(-16억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최근 상품수지 흑자 행진은 수출 개선이 동반되지 않은 흐름이기에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상품수지 석 달째 흑자…15개월래 최대 규모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올 1월 42억1000만달러 적자, 2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3월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지만, 4월(-7억9000만달러) 적자로 재전환된 바 있다. 이후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개선의 조짐을 보였고 6월엔 흑자 폭이 40억달러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16억달러 적자를 예상한 한은 조사국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상품수지가 39억8000만달러 흑자 흐름을 이어가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4월(5억80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5월(18억2000만달러)과 6월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6월 흑자폭은 지난해 3월(55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규모를 키우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뒷받침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5월(14억2000만달러)에 이어 6월(48억5000만달러)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6월 흑자 규모는 지난 1월(65억4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상반기 누적 본원소득수지는 19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한은 전망치(174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흑자폭을 키우며 서비스수지 적자를 상쇄했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적자폭은 5월(-9억1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운송수지가 2000만달러로 흑자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여행수지가 1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5월(-8억2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8일 한은에서 열린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6월 국제수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 ‘불황형 흑자’에 다시금 선 그어

상품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수출 개선이 동반되지 않았다. ‘불황형 흑자’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6월 상품수출은 541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3%(55억5000만달러) 감소했고 수입은 501억5000만달러로 10.2%(56억9000만달러) 줄었다. 수출과 수입 각각 10개월, 3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다시금 선을 그었다. 한은은 지난달 5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때에도 일시적인 현상이라 밝힌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일반적으로 불황형 흑자라는 용어 사용하고 있는데, 학계나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라며 “불황이라는 내수 부진 요인보다는 IT경기 부진과 수입 에너지 가격 약세 등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상품수지가 ‘턴어라운드’하는 과정 속에 있다는 취지로 부연했다. 그는 “최근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며 “부진했던 반도체는 가격이 여전히 약세지만, 물량 자체는 5월과 6월 연속 증가로 돌아선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의 경우 에너지류 가격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시적 현상이란 셈이다.

한은은 상반기 경상수지를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1월 경상수지 영향으로 상반기 적자가 전망됐지만, 흑자를 보이며 실적이 양호했다는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신 국장은 “7월에도 서비스수지 적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이를 상회하면서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일 것”이라며 “연간 전망치(240억달러) 달성 여부는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 경제회복 속도, IT경기 개선 시점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남아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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