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2분기 영업익 또 1조원 훌쩍…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클라우드·IDC·플랫폼 힘입어 성장세 지속
5G 가입자 증가, 최저 요금 인하 압박 계속
알뜰폰 자회사 규제·제4통신사 유치 등 견제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익 1조원 밑돌 가능성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2분기(4~6월)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통신 업계는 비통신 분야 성장이 호실적의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이어질 모습이다. 통신사들은 정부 압박에 지난 6월 일제히 월 4만원부터 시작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통신 요금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8일 각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7% 증가한 1조3275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600억원 넘게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 평균 1조2714억원과 비교해서도 500억원 이상 많다.
통신 3사는 지난해 1분기(1조3202억원)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이후 6개 분기 연속 1조원 넘는 합산 영업이익을 거뒀다. 1년 이상 호실적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의 실적 호조가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통신 3사의 견고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2분기 영업익 전년比 SKT 0.8%, KT 26%, LGU+ 16%↑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4~6월) 46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60% 급증했다. 비통신 사업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상승세를 견인했다. SK텔레콤은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AI)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했다. 지난 6월에는 에이닷(A.) 내에 MS 애저 오픈AI 서비스의 챗GPT 모델을 활용한 ‘챗T’ 기능을 추가했다. 에이닷에 적용된 자체 거대언어모델을 고도화해 AI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KT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76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난 규모다. 통신 3사 가운데 영업이익률 증가 폭이 가장 크다.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이 기존에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와 부동산 사업 회복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B2C(기업과 소비자간거래) 플랫폼 사업(DIGICO B2C)의 경우 IPTV(인터넷TV) 사업에서 주문형비디오(VOD)∙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 요금제 및 프리미엄 요금제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견조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무선과 신사업 등 전체 사업 영역의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기업인프라 부문과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사업 성장세가 계속됐다. 솔루션 사업이 부진했지만 IDC 사업 호조와 B2B(기업간거래) 신사업 성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 5G 요금제 인기에 가입자 수 꾸준히 늘어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통신 사업 수익성도 개선됐다.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467만명이다. 전분기 1415만명 대비 3개월 만에 52만명 늘었다. SK텔레콤 전체 가입자 중 63%가 5G 서비스를 이용한 셈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25종의 5G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고객의 선택권 확대에 집중했다. 청년들의 데이터 이용 패턴과 생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0청년 요금제’는 출시 후 1개월간 신규·기기변경 및 요금제 변경 시 10명 중 7명 이상이 선택했다.
KT의 5G 가입자는 928만명이다. 전분기 894만명 대비 34만명 증가했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68%에 해당하는 숫자다. 해외 여행객 증가에 더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로밍 수요가 늘어나며 로밍 사업 역시 성장세를 유지했다.
LG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5G 가입자 수는 667만9000명이다. 3개월 전과 비교해 26만명 늘었다. 5G 고객 비중은 57.2%다. 통신 3사 중 비중 자체는 가장 작지만, 비중 확장세는 가장 빠르다. 이는 전체 무선 가입자 수 증가로도 이어진다. LG유플러스의 무선 가입자는 올해 2분기 기준 2167만7000명이다. 이는 5개 분기 연속 두 자릿 수 성장률이다. 올해 2분기에만 112만1000명의 순증했다.
◇ 거세지는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하반기는 ‘흐림’
통신 3사는 통신과 비통신 사업에서 나란히 성장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계속되면서 통신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통신비 인하 압박에 통신 3사는 5G 중간요금제를 더 세분화하고, 청년과 어르신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신비가 높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역시 4만원대부터 시작하는 5G 요금제의 최저 구간 요금을 월 3만원대로 낮출 것을 압박하고 있다.
통신 3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은 알뜰폰(MVNO) 자회사 점유율 규제, 제4통신사 유치 등 전방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통신 3사의 과점 체제를 허물기 위해 진행 중인 알뜰폰 육성 전략은 통신 3사의 가입자 수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만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가입자는 44만1465만명이다.
올해 3분기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9983억원이다. 3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알뜰폰과의 가입자 유치 경쟁, 비통신 분야 투자 등이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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