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文때 조직 커진 통일부, 이젠 축소와 역할 변화의 시간

이상훈 전문기자(karllee@mk.co.kr), 이민형 2023. 8. 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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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정권따라 달라진 통일부 조직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무원 선서를 하고 있다. 2023.7.28 [연합뉴스]
지난달 2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대북지원부’라는 지적을 받은 통일부. 이어 최근 ‘대북 강경파’롤 통하는 김영호 새 통일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향후 북한과의 교류 협력이 중심이었던 통일부 역할이 북한 인권 문제 등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1. 69년 국토통일원 창설

통일부는 1960년 4.19 혁명 후 정당 및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통일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민간 차원의 통일논의가 점차 커지자 1966년 국회는 ‘국토통일연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이후 1969년 3월 1일 기미독립선언 제50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통일부의 전신 국토통일원이 창설됐다.

통일부는 창설 초기 통일문제를 다루는 연구기관 업무와 교육·홍보 업무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운동으로 통일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했고 이에 ‘통일정책업무’가 추가되면서 통일부는 연구기관에서 벗어나 남북대화, 교류·협력, 인도 지원 등 실질적인 대북 업무에 비중을 두게 됐다.

이후 남북대화사무국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통일부로 이관됐고, 1989년 통일정책실이 만들어지면서 비로소 실제적인 행정기관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2. 한때 부총리급 부서

1990년 9월 4일 최초의 남북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서 같은 해 12월 통일부는 부총리 부서로 격상됐다. 그러나 1997년 발생한 외환 위기는 ‘작은 정부’ 구현으로 이어졌고 통일부는 부총리급에서 다시 장관급으로 조정됐다.

2000년대에는 통일부의 위상이 다시 커졌는데 배경에는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이 있었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였고,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실현을 위한 6.15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2010년대에는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따라 통일부 정책도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였다. 특히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명박 정권은 같은 해 5.24 조치를 내놓았는데 남북 교역 중단을 포함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까지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에 통일부가 추진한 남북교류협력 시도는 침체기를 겪게 됐고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남북 간 모든 교류·협력 사업은 중단됐다.

3. ‘청‘으로 격하 검토하기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통일부를 ‘부’에서 ‘청‘으로 격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북 지원 사업의 불투명성이 문제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는 2019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을 네 차례에 걸쳐 개정했다. 대북지원사업자 지정 범위에 지자체가 포함됐고 민간단체 기금 지원 횟수와 지원 비율이 연 1회에서 연 3회, 50%에서 70%로 증가했다. 윤 정부는 이를 ’이권 카르텔‘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정권의 대북 정책 기조에 따라 존폐 위기가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임하는 등 역할이 확대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통일부를 폐지하고 외교부 등에 흡수통합하는 안을 발표했고 야당의 반발에 통일부 존치를 결정한 대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매년 통일부 정원이 늘어났는데 정권 말기인 2022년에는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최대 정원 600명을 돌파했다.

4. 대대적 조직 개편

외교부 출신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지난 28일 통일부 조직개편 방향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월 통일부는 일부 조직을 조정했다.

통일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장관 직속 기관으로 납북자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교류·협력 4개 조직을 통폐합하겠다고 했다. 교류협력국과 남북회담본부,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남북출입사무소 등 4개 조직이 국장급이 지휘하는 1개 조직으로 통폐합되는 것이다. 또 현재 617명인 부처 정원의 15% 수준인 80여 명이 감축될 예정이다.

’대북 정보기능‘은 강화될 전망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통일부가 가장 강화해야 할 부분이 무엇이냐‘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우선 북한에 대해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며 “통일부가 가장 강화해야 할 부분은 정보분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8일 취임식에서 “남북 대화와 교류가 제로인 상황을 반영해 조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남북교류 부서들을) 통폐합하는 것이며, 남북대화 수요가 발생하면 바로 재편할 기관을 마련하는 선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민형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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