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업체위탁…질 하락 여전 [사교육 심층진단 9편]

금창호 기자 2023. 8. 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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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사교육비 연속보도, 오늘은 초등 사교육을 잡기 위한 핵심 대안, '방과후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방과후학교를 도입한 게 벌써 10년이 넘었는데요.


업체에 위탁해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일부 학교에선,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여전합니다. 


먼저, 그 실태를 금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3년째 방과후학교에서 공예 강사로 일해온 이모씨.


올해 초, 앞으로는 위탁업체에서 지정한 업체의 커리큘럼과 재료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통보받았습니다. 


문제는 업체가 제공한 커리큘럼과 재료가 100분 수업을 채우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했다는 겁니다.


이대로는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항의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소은(가명) 방과후학교 강사 

"수업에 대한 주도권이 없고 그냥 주는 대로만 수업을 진행을 한 거죠. 100분 수업이 될 수 없는 커리를 주고 수업을 하라고 하니…."


위탁업체가 특정 교재만 사용하도록 강요하거나, 재료비 의 일부를 떼어 가는 사례도 비일비재합니다.


인터뷰: A 방과후 강사 / 서울·요리 

"내가 조금 손해를 봐도 저는 좋은 재료를 쓰고 항상 신선한 재료를 썼는데 (업체에서 재료 받아) 수업을 일 년 정도를 했는데 학부모가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무슨 이런 재료를 갖고 요리를 하냐고…."


이런 일이 생기는 원인은 계약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위탁업체를 선정할 때 보통 '최저가 입찰'을 하다보니, 일부 업체들이 교재나 재료비까지 손을 대서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는 겁니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B 방과후 강사 / 서울·공예

"업체가 쓰는 재료를 쓸 경우에는 저가에 이게 이득을 남겨야 되니깐요 업체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재료를 단가를 낮은 걸 쓰고 (강사한테) 학부모한테 비싸게 받는 거죠. 그러면 (업체에는) 이득, 마진이 생기겠죠. 


강사의 질 관리도 문젭니다. 


위탁업체는 보통 운영비 명목으로 강사비의 20%를 떼어가기 때문에, 강사의 소득 감소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보니 경력이 많은 강사들은 업체 위탁 학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업체에 남는 인력은 낮은 임금에도 부족한 경력을 쌓아야 하는 신입강사들입니다. 


인터뷰: C 방과후 강사 / 울산·컴퓨터

"수강료가 너무 낮고 그러면 일을 잠깐 하시다가 그만두고, 아니면 기존 이제 경력이 있으신 선생님들이 수업을 안 하시게 되고,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신입 선생님이 오시다 보니까 어떻게 하다 보면 학생들한테 피해가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유승희 학부모 

"수익을 창출해야 되는 위탁업체로 넘어가서는 하루아침에 선생님이 인사 한마디도 할 시간도 없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상실감이 오는 거예요."


지난 2014년 71.2%에 달했던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8년 만에 47%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사교육 참여율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엔 78%, 역대 최고기록을 또 갈아치웠습니다.


EBS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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