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으로 들어가는 포항, 하루 먼저 그리고 하루 더 늦게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달 18일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의 윤곽이 드러나자 한숨을 내쉬었다.
토너먼트에서 중요한 대진은 문제가 아니었다. 포항이 9일 결승행 티켓을 다툴 상대는 하락세가 완연한 제주 유나이티드였는데, 장소가 하필이면 안방이 아닌 원정이었다. 반반의 확률을 놓치니 태풍이 속출하는 한 여름 제주 원정을 각오해야 했다.
포항 프런트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선수단이 몸을 실을 비행편 수배가 시작이었다. 제주를 제외한 11개팀들을 보통 제주 원정에 나설 때 하루 전 오후 비행기를 탄다. 선수단의 컨디션 유지와 비용 등을 감안한 선택이다. 포항 역시 평소 비슷한 선택을 내리지만 이번엔 달랐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4강 대진이 잡히는 순간 태풍을 감안해 경기 이틀 전 제주 서귀포에 입성할 수 있는 스케줄을 마련했다”고 귀띔했다. 포항으로 돌아가는 비행편도 경기 다음날인 10일 오전 그리고 11일 오전 두 편으로 준비했다.
선수단 숙식 비용을 감안하면 적잖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지만 태풍이라는 변수에 모두 대응하겠다는 의지였다. 만약 포항이 경기 이틀 전에도 제주에 입성할 수 없다면 경기도 취소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마침 태풍 6호 카눈이 경기 당일을 전후로 제주도를 지나가기에 적절한 조치가 됐다.
포항이 이번 제주 원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지난 5월 6일 제주 원정에 나섰던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포항은 태풍이 불어오는 시기도 아닌 갑작스러운 집중호우에 포항발 제주행 비행편이 결항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대구와 부산 등 인근 공항의 비행편을 수배해 힘겹게 숙소에 도착하니 밤 12시였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으니 1-2 패배는 막을 수 없는 결과였다.
당시를 떠올린 김기동 포항 감독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되겠느냐”면서 “이번엔 아예 하루 먼저, 하루 늦게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이번 4강전이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우승컵을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꼭 10년 전 K리그 최초의 더블(K리그1·FA컵)을 달성한 추억은 여전히 살아있다. 김 감독은 “제주를 넘을 수 있다면 우승의 희망이 열린다.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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