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스카프 배지 교환…아쉬워요” 버스 1014대 동원 새만금 떠나는 잼버리

강현석 기자 2023. 8. 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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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북상에 3만6000명 철수
8개 시·도 마련 ‘비상 숙소’로 이동
K팝 콘서트는 11일 서울서 열려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계획의 일환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의 퇴영이 예정된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장에서 해외 대원들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부안|조태형 기자

“이제 좀 적응이 됐는데 야영지를 떠나는 게 아쉽습니다. 이곳에서 즐거웠습니다.”

8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웰컴센터 인근 거리에는 각종 물품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며 야영지에서 빠져나오는 세계 여러 나라의 스카우트 대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하늘에는 경찰 헬기가 맴돌았다.

호주에서 잼버리에 참가한 A(16)는 “처음에는 떠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새만금 잼버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만난 다른 나라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지난 1일 개막한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머물던 156개국 3만6000여명의 대원들이 이날 일제히 철수를 시작했다. 서울 여의도 3배 면적의 광활한 새만금 간척지에서 야영하던 각 나라 대원들은 오전 일찍부터 자신들이 생활했던 텐트를 걷었다.

잼버리 조직위 제공

새만금 잼버리 영지에서는 오전 9시 대만 참가단을 태운 버스가 떠난 것을 시작으로 대원들이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충북, 충남, 세종, 전북 등 8개 시·도에 마련된 ‘비상 숙소’로 이동했다. 정부는 각 지역 대학교 기숙사와 공공기관 기업 연수원, 종교시설 등 128개의 숙소를 마련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의 이동은 종일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이동시키기 위해 정부는 1014대의 버스를 마련했다. 이례적인 대규모 이동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을 우려한 경찰은 헬기 4대를 띄워 하늘에서 이동을 지휘했다. 경찰 순찰차 273대도 이동하는 버스들을 에스코트했다.

큰 배낭을 둘러메고 걸음을 옮기던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토퍼(16)는 “인천으로 간다고 들었다. 너무 아쉽지만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에 스카프와 배지 등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태풍에 따른 비상 대피’라고 했지만 1991년 이후 한국에서 두 번째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대원들이 야영을 종료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는 오는 12일 폐영할 예정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남은 4박 5일 동안 참가자들의 잼버리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참가자들이 출국하는 순간까지 안전하고 즐겁게 한국을 경험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허허벌판 간척지에서 진행된 새만금 잼버리는 그동안 준비 미흡으로 대회 초반부터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시원한 물 등도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 기본 시설인 화장실과 샤워 시설 등이 부족하고 청소 상태도 나빠 원성을 사기도 했다.

대규모 대원이 참여했던 영국과 미국 등은 이미 지난 5일 영지에서 조기 철수했다. 새만금 잼버리가 파행을 거듭한 것에 대해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은 이날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지적한 것은 위생이었다. 청결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새만금 잼버리에서 야영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함께 열린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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