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박상돈 천안시장 1심 무죄

재판부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만 관여 정도를 알 수 있는 기록 없어"
정무보좌관 A씨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공무원과 선거캠프 관계자 벌금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상돈 천안시장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상준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상돈 시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박 시장과 함께 기소된 시청 정무보좌관 A씨는 징역 6월 집행유에 2년을, 또 다른 공무원 B씨와 선거캠프 관계자 C씨는 각각 벌금 500만원과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공무원 D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실행했으며 선거홍보물과 공보물 등에 천안시 실업률과 고용률를 기재하면서 인구 기준을 누락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과정에서 박 시장은 나머지 피고인들에게서 선거 기획 등을 보고받거나 함께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여러차례 선거에 출마한 피고인이 선거 공보물 등의 구성이나 내용을 모른다고 보기 어렵고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인식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보고를 받은 내용은 있지만 그 외에 얼마만큼 깊이 관여하고 있을지 알 수 있는 자료는 부족하다"면서 "피고인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 홍보물에 자신의 업적과 성과, 공약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지만 의심이 들 뿐 구체적인 관여 정도를 알 수 있는 자료는 기록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무보좌관인 A씨에 대해선 선거 기획을 사실상 지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선거법령을 준수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엄중한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자신이 직무상 소지하고 있거나 지위를 이용해 접근이 용이한 자료 등을 수집해 선거홍보용 카드뉴스를 제작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홍보물을 작성하게 하는 등 범행 전반에 걸쳐 깊이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또 "A씨는 박 시장을 위한 선거캠프를 구성하고 공약정리 작업 등을 지시하며 보고를 받는 등 공식 선거캠프 출범까지 선거 실무를 기획하고 총괄해 공무원으로서의 직분을 망각했다"며 "A씨의 범행은 공직선거법 입법 취지를 반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피고인 B씨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유죄를 선고했다. 선거캠프 관계자 C씨 역시 경선 과정에서 박 시장을 홍보하기 위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편법적으로 경선에 개입했다고 봤다.

박 시장은 1심 재판이 끝난 뒤 "천안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너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천안 시정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천안=대전CBS 인상준 기자 sky0705in@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