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짜리 회사’ 덕에 초전도체 테마 타고 시총 5배 불어...주요주주는 주식 매도

이인아 기자 2023. 8. 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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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상압 초전도체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요주주들은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얽힌 기업들의 주요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그동안에는 1만원 선에서 움직였지만, 초전도체 테마주로 얽히면서 8일 장중 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지만, 실제 초전도체 개발과 무관한 곳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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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스벤처캐피탈, 퀀텀에너지연구소 투자 지분 전액 손실 처리... “회수 가능성 없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요주주들은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따져보면 초전도체와 무관한 곳들이어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테마주 연결고리가 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시장성이 없는 회사라며 전액 손실 처리했다.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초전도체 위에서 자석이 공중부양하고 있는 사진. 이같은 현상은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에 의해 나타난다. (로체스터 대학 사진 / J. Adam Fenster) 2023.07.28 /뉴스1

초전도체 테마주로 얽힌 기업들의 주요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일본 회사인 고목델타화공과 특별관계자들은 신성델타테크 지분 1.69%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특별관계자인 고목춘자 외 3명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까지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그동안에는 1만원 선에서 움직였지만, 초전도체 테마주로 얽히면서 8일 장중 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은 2만5000원대 가격에서 주식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에는 덕성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이제종 씨가 지난 4일, 7일 각각 5만주, 360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기존 0.82%에서 0.72%로 낮아졌다. 덕성 주가는 3000원 선에서 움직이다가 8일 장중 최고 1만4800원까지 올랐다.

기존 투자자들도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서남은 제1회차 전환사채 중 14억원, 12억원에 대해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당시 전환사채 인수자는 한국투자증권, 현대엘리베이터, 비에이피투자조합 등이었다. 최근 주가가 오르자 전환사채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꿔 매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2392원으로, 7일 종가(1만2610원)와 비교해도 5배 넘는 차익실현이 가능하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 감사보고서 중 일부.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지만, 실제 초전도체 개발과 무관한 곳이 다수다. 초전도체 실증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퀀텀에너지연구소에 투자해 실적을 낸 곳도 없다.

신성델타테크의 경우,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 9.37%를 갖고 있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 52.52%를 보유하고 있어 테마주로 엮였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비슷한 이유로 파워로직스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 11.51%, 에스엘은 3.6%를 보유해 관련주로 엮였다.

그러나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은 시장성이 없어 전액 평가손실로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5억원을 투자했는데 투자가치가 없으며, 원금 회수도 못 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실패한 투자다.

일부 상장사들은 초전도체와 무관하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지난 7일 서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어떠한 교류도 없으며, 관련주로 얽힌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의 해명과 달리 주가는 연일 오르고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위태롭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 관련주들 일부에서 강한 모습이 나타났지만, 변동성이 크다”며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으며,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경우 비우호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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