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장비 수십대 파괴…게임 같다” 최전선서 활약하는 우크라 드론 조종사
우크라이나 남성인 올렉산드르(32)는 지난해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했을 때 물류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는 지난 5월 의용군으로 합류해, 현재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드론 조종사가 됐다.
올렉산드르는 7일(현지시각) 공개된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보다 적군 장비를 많이 파괴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차 5대와 보병전투차량 5대 등 러시아 장비 20대를 파괴했고, 그 외의 다수 전차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올렉산드르는 자신의 활약상을 뽐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자랑할 거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하고 있지만, 국방부로부터 어떤 무기도 지원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정식 군대에 편입된 군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이용하고 있는 장비, 즉 드론은 그의 친구들이 조립한 것이다. 친구 두 명이 온라인을 통해 중국제 부품을 구입한 뒤,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조립해 올렉산드르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올렉산드르는 키이우를 방문할 때 드론을 가져오거나, 우편으로 배달 받는다고 설명했다.
드론 한 대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약 400달러(약 52만원)라고 한다. 이 비용은 익명의 기부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올렉산드르는 “나는 지금도 군대에 입대할 생각이 없다”라며 “만약 군에 들어가게 된다면 지금처럼 작전을 잘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혼자서도 잘 싸우고 있다”라며 “이대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올렉산드르는 자살폭탄 드론을 이용해 작업할 때는 3~4명이 팀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한 명은 정찰 드론을, 한 명은 폭탄이 붙은 드론을 조종한다. 다른 사람들은 통신을 감독하는 역할이다. 그는 현재까지 정찰 드론 8대를 잃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드론 조종사를 죽이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한 것 같다”고 했다.
올렉산드르의 동료인 페트로 슈탄코 병장은 그에 대해 “각오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디서도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싸우려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결의를 다지는 그의 모습에 큰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했다.
올렉산드르는 전투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작전은 새벽 2시에 시작해 오전 8시까지 이어진다”며 “전투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을 푸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 같다”며 “긴장을 풀어야 쉽다. 긴장하면 제대로 조작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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